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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좋은시를 찾아서

나오니 가을이다

기사전송 2018-02-22, 21: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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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을숙


나오니 가을이다

안에서는 몰랐던 어긋난 사랑

뒤로 물러나는 가을 덩굴 사이

인간보다 오랜 세월

음양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호숫가에 낚싯대 드리운 낚시꾼

졸음은 자연을 닮아가고

천 이백 짝사랑

뒤로 한 발짝 물러선 서투른 질투

손바닥 닮은 낙엽처럼 쪼르르 따라 나선다



버스는 벼를 안고

가뭄에 갈라진 틈새로 사라져 가고

부르터진 석류 알 노을보다 붉어

들판을 통째로 물들이며 가을을 익힌다

가을이 되어가는 맘 늦깎이 콩은 알려나

붉은 홍조는 하늘을 물들이고 있다



◇정을숙 = 경남 마산출생

한국시민문학협회 부회장

낙동강문학 창간호 동인

시집 <내 마음이 고장 났다>



<해설> ‘나오니 가을’이라는 이야기는 뭔가를 깨달은 사람들의 언어일 것이다. 나를 잃고 살아야 했던 사람들의 애환 같은, 그러기에 깨어있는 나를 찾으려 강태공을 선뜻 따라 나선 것이리라. 가을은 이미 와 농익어 있건만 나를 잃고 살아온 시간으로 가을이 와있음을 이제와 알게 된 것이다. ‘나오니 가을’인데 그 속에 빠져들 시간은 너무 짧아져있어 아쉽기만 하다. -정광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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