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 동백꽃은
임사랑 피 빛인가
심장을 솟구치는
붉디붉은 저 선혈이
“툭”하고 고개 떨구니
목탁소리 잦아든다
사바세계 맺은 인연
아직도 덜지 못해
동박새 사랑울음에
한밤을 지새우며
불심에 사연을 녹여
저민 가슴 씻어낸다
◇강기재 = 수필문학 추천으로 등단
낙동강문학 시조부분 신인상 수상
한국 수필문학가협회 이사를 비롯하여
통영문인협회·물목문학회장 등 역임
수필집 <도다리 쑥국>
<해설> 기다림도 때와 장소에 따라 그 애절함의 깊이가 다르다. 화자가 바라본 동백꽃은 산사에서 보았으니 염원하는 그리움의 깊이가 더하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사연에서 동백꽃을 저리 아프게 바라보아야 했을까 붉은 꽃잎이 아픔으로 지는 사연이 아니기를 비는 마음이다. -정광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