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빛 머금은 봄물 저편
바람결에 몸을 던지는 벚꽃 가지마다
눈꽃 송이처럼 하얗게
풀잎을 물들이는 저 꽃잎을 보라
은비늘 눈부신 둑길을 걷다 보면
흑백필름처럼 드문드문
스쳐 지나가는 그때 그 친구
벚꽃잎 칸타빌레 음표로 쏟아지는
봄, 낙동강
곱다시 기다림으로 만난 너는
햇살 보드라운 봄이었다
◇박병금 = 월간 <문학세계> 등단
강서문인협회 부회장, 강서구청 경제산업국장
낙동강문학상, 부산여성문학상 수상
시집 <기러기떼 비행> 등 다수
<해설> 벚꽃의 계절에 포착한 시청각의 감각이 선명하다. 봄빛 짙은 새파란 강둑에 하얗게 흩날리는 벚꽃잎. 강둑길에 푸fms 강물이 은비늘로 반짝이며 이중노출(Double Exposure)되어 추억의 흑백필름으로 전이된다. 꽃시절에 꽃만큼이나 싱싱한 벗들을 회상한다. 꽃잎과 음표의 등치等値도 싱싱히다. 칸타빌레로 전개되는 섬세한 서정적 분위기의 봄빛을 거닐며 계절의 정취를 만끽해 보자.
-서태수(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