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이었을 때
기억 하는 사람은 가고
섬과 섬사이 섬이었을 때
추억하는 사람은 떠나고
셀수없는 오색 전구 불빛 흐느적 거리는
방파제만 우두커니…
갈매기 같은 뜨내기들 발자국만이
뒤엉키는 오이도
집다한 일상 사이
번잡한 시간 사이
방금지나간 나를 잊으라는 듯
또 다른 오색 불빛으로 옷을 입는
생명나무 한그루 서 있다
원래 바다였던 바닥에
하늘 향해 서 있는 조형물
그 위로 제 울음 제 날개짓 다 채우지 못한
길들여진 갈매기 하나 날고 있다
더 이상 섬 아닌 오이도
◇박시후 = 충남 출생으로 낙동강문학 신인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한국시민문학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해설> 섬모양이 까마귀를 닮아 조선시대 때부터 오이도라 불렀다는 오이도 섬, 지금은 간척사업으로 더 이상 섬이 아닌 섬이다. 작가는 어느 날 추억을 집어 삼킨 채 서있는 오이도 조형물을 바라보면서 그 옛날 바다 풍경을 연상했을 법하다. 문득 작가 시심에 매달린 역사 하나가 기록으로 남는 날이다. -이재한(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