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그리고 베블렌 효과와 후광효과
성공, 그리고 베블렌 효과와 후광효과
  • 승인 2017.08.2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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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호 논설실장
인간의 몸무림은 적든 크든 ‘성공’과 연관돼 있다. 잘살기 위해 공부도 하고 저축도 하고 자신의 욕구를 억누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을까?

경제학에는 ‘베블렌 효과’라는 것이 있다. ‘과시적 소비경향’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는 말로, 물건의 값이 비싸면 비쌀수록 더 사고 싶어지게 되는 과시적 소비의 속성을 나타내는 말이다.

베블렌 효과는 우리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예컨대 명품 핸드백이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명품 핸드백을 구입하려고 하면 10만원 짜리보다 1000만 원 짜리가, 1000만 원 짜리보다 5000만 원 짜리가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현상이다.

하지만 이런 핸드백을 사는 사람들은 분명 10만원 미만의 핸드백도 충분히 명품만큼 가치있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지 못할 것이다.

그 핸드백이라는 본질을 보지 못하고 그 핸드백을 둘러싸고 있는 ‘허영의 불꽃’만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세상임을 뜻한다.

비즈니스 세계에도 이와 유사한 효과가 있다. 이를 후광효과(Halo Effect)라고 표현한다. 후광효과란 실적이 좋은 기업은 모든 면에서 뛰어난 기업이라고 추론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포춘’과 같은 잡지가 ‘가장 존경받는 기업’이라고 선정하면 그 기업에 대해서는 일단 존경하고 보는 것이다. 이는 마치 값비싼 핸드백이면 모든 면에서 뛰어난 제품인 것 같이 생각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명품 핸드백을 수백 년 쓸수는 없듯, 현실적으로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지속적 성공을 달성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 지속적 경쟁우위라는 것은 하나의 경쟁우위가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의 경쟁우위가 일련의 현상으로 지속적으로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속적 성공이란 한 번 성공한 것으로 계속 버텨가는 것이 아니라, 여러번의 단기적 성공이 누적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기업이나 개인의 성공을 가로막는 망상들을 경계해야 한다. 필 로젠츠바이크는 <헤일로 이펙트>에서 경계해야 할 망상들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후광효과의 망상=기업의 전반적인 실적을 보고 해당 기업의 문화와 리더십 및 가치 등을 추론하는 현상. 실제로 우리가 흔히 기업실적의 원인 요인이라고 믿는 것들은 대체로 과거의 실적을 바탕으로 추론한 것에 불과하다.

▲상관관계와 인과관계의 망상=두 가지 사건이 상관관계를 지니더라도 어느 것이 요인인지 모를 수 있다. 직원 만족이 높은 실적을 이끌어낼까? 사례 연구에 따르면 그 반대의 논리가 타당하다. 즉, 기업성공이 종업원 만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단독 요인의 망상=하나의 특정 요인, 예컨대 강력한 기업문화나 고객 집중 혹은 훌륭한 리더십이 실적향상을 유발한다고 제시하는 연구결과가 많다. 하지만 이들 요인은 대체로 깊은 상관관계를 지니므로, 한 가지 요인의 효과는 연구결과에서 제시하는 것처럼 크지 않다.

▲반쪽 진실의 망상=성공한 기업들을 선택하여 그들의 공통점을 찾는 방식으로는 결코 성공요인을 추출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성공한 기업들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을 비교할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지속적 성공의 망상=고성장 기업들도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대부분 퇴보한다. 지속적 성공의 청사진은 매력적이지만 현실적이지 않다.

▲절대적 성과의 망상=기업실적은 절대적이 아니라 상대적이다. 실적을 향상시킨 기업이 경쟁자들에게 더욱 뒤처지기도 한다.

▲성공 원리의 망상=기업실적은 불변의 자연법칙을 따르지 않으며 과학처럼 정밀하게 예측되지도 않는다. 그것은 확실성 및 질서를 원하는 우리의 소망을 충족시켜주지 못한다.

개인의 성공이든 조직의 성공이든 성공을 위해선 인내과 시간이 필요하다. 하루아침에 실패가 성공으로 반전되는 경우는 드물다.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이끌고, 작은 성공이 쌓여 큰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진실을 왜곡하는 후광효과나 베블린 효과만으론 일시적인 성공을 거둘수는 있으나,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기엔 거리가 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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