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전은 쓸쓸했다. 수북이 쌓여있는 소금더미위에 꽂혀있는 삽과 벗어던진 장화 몇 켤레. 부단한 삶의 흔적들.
소금바람에 절은 창고를 기웃거려 본다. 사람의 온기가 남아있는 흔적. 누군가 생활하다 버리고 간 옷가지와 가재도구들.
스산한 분위기의 염전. 그들이 떠난 곳에는 상실한 꿈이 나뒹굴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의 소금밭을 향한 쪽으로 난 방에 차려놓은 초라한 밥상. 부엌 옆에 심어놓은 키 큰 해바라기와 나일론 줄에 널어놓은 후줄근한 빨래 몇 개가 가끔씩 불어오는 해풍에 이리저리 나부낀다.
바람이 쇠락해져 가는 염전의 분위기를 침울하게 한다. 점점 붉게 석양이 물들면 넓은 소금밭에 하루를 마감하는 고요가 내려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