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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생활법률

헌법재판소장 임명 부결

기사전송 2017-09-17, 21: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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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진
한국소비자보호원
소송지원변호사


최근 헌법재판소장 임명안이 국회에서 부결되어 많은 말이 돌고 있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장을 추천하고 국회의 동의를 얻도록 하는 제도는 권력분립에서 나온 제도이다. 권력분립이란 국가권력을 그 성질에 따라 여러 국가기관에 분산시킴으로써 권력 상호간에 견제와 균형을 통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려는 통치구조의 구성원리를 말하는 것으로 과거 국가권력의 부당한 개입으로부터 개인들의 자유와 권리를 수호하는데 불가결한 제도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권력분립제도는 21세기의 변화된 세상에서는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불합리한 부분이 생기고 있다.

과거 권력분립의 특징은 입법부, 집행부, 사법부의 수평적인 분립만 강조하였고, 분리와 견제라는 관점만 강조되었으며, 국가권력행사의 절차적 정당성 관점은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대 국가는 분립된 입법부, 집행부의 권력이 정당에 의하여 사실상 통합되었고, 사회국가의 이념에 따라 집행부의 기능이 너무나 강화되었으며, 헌법재판제도의 강화로 국가의 중요한 의사결정이 사법권에 의하여 좌우되는 경향이 심화되어 더 이상 과거의 권력분립이론이 작동할 수 없게 되었다.

복잡하고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현대 사회의 국가에 있어 기계적인 분립만을 강조하면 국가 목적 수행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고, 반대로 국가 목적 수행만을 강조하면 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가져올 수 있다. 그 결과 오늘 날에는 국가의 세분화된 기관 상호간에 기능적인 협동적 통제관계가 강화되고, 야당에 의한 여당의 견제, 시민사회 단체에 의한 견제, 지방분권제 등 다양한 방법으로 효율적 권력통제를 이루려고 하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에 의하면 중요한 국가기관 수장의 임명권을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대신에 국회의 동의를 얻도록 하고 있고, 그 대표적인 예가 헌법재판소장, 대법원장, 국무총리 등이 있다. 이들 기관장에 대하여 대통령이 후보자를 선택할 수는 있으나 국회 동의를 얻지 못하면 최종적으로는 대통령이 임명을 할 수 없으므로 매우 강력한 권력분립의 실현이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현대에서는 입법부인 국회와 행정부인 대통령의 권력이 분립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정당에 의하여 통합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그 결과 만일 여당이 국회 과반수를 점유하였다면 여당 출신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국회는 거수기 역할을 하여 무조건 임명에 찬성하게 된다. 그런데 현재 여당이 국회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므로 무조건 야당 한곳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데 어느 야당으로부터도 협조를 받지 못하였으므로 결국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현대에 들어서는 모든 권력이 정당에 집중하는 경향이 심화되었으므로 여당과 야당 간에 권력의 견제와 균형이 매우 중요하게 되었고, 야당의 규모도 거대 야당 및 아주 소수의 의견을 대변하는 초미니 정당의 의사도 매우 중요하게 반영되고 있다.

이 번 임명동의안 부결을 두고 정부 여당은 야당의 횡포라고 하고 야당은 당연한 권리행사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둘 중 하나는 아전인수격 해석을 하는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이 건 임명 동의안 부결이 진정으로 야당의 횡포라고 생각된다면 다음 선거에서 야당은 지지를 잃을 것이고, 정당한 권리행사라고 인정된다면 더 많은 지지를 받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 국민들은 이번의 결과 및 기타 과거부터 미래까지 국회에서 벌어진 일들을 잘 기억하고 있다가 다음 선거에서 간단하게 표로 보여주면 될 것이다. 비난만 하고 행동으로 응징하지 않는다면 여당 또는 야당의 잘못된 행동은 다음 선거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들에게 그대로 돌아오게 됨을 명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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