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에서 보물단지로…남구 미군부대 재탄생이 다가오다
애물단지에서 보물단지로…남구 미군부대 재탄생이 다가오다
  • 승인 2018.03.1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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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아(이학박사, 전 대구시의원)


대구 남구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남구 발전을 가장 저해하는 요소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미군부대’ 라고 대답할 것이다. 군사시설이기 때문에 각종 규제에 걸려 지역개발의 발목을 수십 년에 걸쳐 잡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주변 주거지역은 낙후된 자그마한 단독주택단지가 되었고, 이는 요즘의 선호주거시설이 결코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최근들어 미군부대와 관련한 좋은 소식이 들리고 있다. 바로 대구대표도서관을 건립하는 것이다.

사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미군부대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위치한 미8군이었다. 인근 동네인 이태원동은 ‘세계문화축제’를 매년 개최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물론 각국의 대사관이 위치하고 있는 지리적 특성도 있지만 이태원을 지금처럼 글로벌한 지역을 만든 데에는 미8군의 영향이 단연코 가장 크다. 이러한 미8군부대가 평택기지로 전면 이주하게 됨에 따라 이태원 주변을 둘러싼 상인들은 울상인 반면 평택시는 여의도 면적 5배 규모로 건설되는 캠프 험프리스로 인해 최첨단 도시로 발돋움할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다. 이렇게 본다면 미군부대는 어떤 식으로 지역사회가 받아 들이냐에 따라 그 결과는 많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의 오키나와도 마찬가지이다. 오키나와는 일본 주둔 미군기지의 70%가 위치한 지역으로 오키나와 본섬의 15%에 해당하는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오키나와 나하 시내의 한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어서 사실 공원이나 도로를 무작위로 건설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오키나와현은 이를 역으로 이용하여 ‘아메리칸빌리지’라는 특수한 거리로 조성하였다. 아메리칸빌리지(AMERICAN VILLAGE)는 오키나와의 미하마 지역에 위치한 복합타운으로 1981년에 반환된 미군 비행장 부지에 계획적으로 조성된 시티 리조트로, 미국 샌디에고의 시포트 빌리지를 모델로 하고 있다. 아메리칸빌리지는 대형주차장과 함께 다양한 레스토랑, 패션숍, 영화관 등이 입점해 있어 쇼핑은 물론이고 다양한 놀이시설을 가족단위로 즐길 수 있어 지역민은 물론 훌륭한 관광자원으로서 많은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사실 대구는 도시 규모에 비해 시민 모두가 즐기고 함께 할 공공시설물로서의 대표적인 랜드마크가 부족하다. 그런 면에서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대구대표도서관의 건립은 정말 환영할 만한 일이다. 대구의 정체성과 함께 미군부대의 역사성을 세련된 도시계획에 녹아낸다면 이는 분명 대구의 훌륭한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미국 뉴욕의 ‘뉴욕공립도서관’은 세계 5대 도서관 중 하나이자 뉴욕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이다. 입장료 없이 누구나 가서 책을 읽을 수 있어서 뉴욕의 정취를 느껴보고자 하는 관광객은 물론 거주민들도 사랑하는 곳이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미군시설을 헬기장 땅 반환으로 인한 대구대표도서관 건립과 같은 차원을 넘어 보다 효율적으로 지역민이 캠프워커를 비롯한 미군부대와 소통하며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보았다. 그중 하나가 캠프워커 내의 초등학교와 남구 초등학교의 자매결연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영어교육만큼은 대한민국 최고의 지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사실 어학교육은 그 시작 나이도 중요하지만 환경이 정말 큰 영향을 미친다. 맹모가 지금 대구에 살고 있다면 맹자의 영어교육을 위해서 분명 봉덕동으로 이사를 왔을 것이다. 그만큼 남구 미군부대 주변은 영어생활권 형성이 용이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구시 차원에서 영어교육에 있어서 만큼은 남구가 그 지역적 특색을 살릴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해 준다면 인위적인 ‘영어마을’을 굳이 만들지 않더라도 대구 새싹들은 글로벌 리더의 자질을 쉽게 그리고 무상으로 갖출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멋있고 근사한 도서관건물을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라 도서관의 컨텐츠를 지역민과 함께 호흡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최하여 종합적인 교육 및 연구 기관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되 지리적 위치가 남구인 만큼 남구 차원에서도 미군부대와 연계하여 지역 청소년의 영어교육과 체육관련 프로그램들을 활성화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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