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과 거래의 기술
협상과 거래의 기술
  • 승인 2018.06.05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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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국(전 메트라이프생명 영남본부장)


미국의 트럼프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의 만남이 예정대로라면 곧 이루어질 것 같다. 국가의 모든 의사결정뿐 아니라, 외국정상과의 만남도 쇼비지니스 차원에서 접근하는 트럼프의 협상방식을 보면 아슬아슬하기도 하지만, 언론과 사람들의 관심을 최대한 증폭시키고,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부럽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트럼프가 졸업한 와튼스쿨을 포함한 미국의 모든 대학은 비즈니스협상을 중요한 교과과정으로 하고 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협상과정을 과목으로 두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트레이닝 받을 기회조차도 흔치않다. 그래서 와튼스쿨에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가 쓴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 가’와 트럼프가 쓴 ‘거래의 기술’은 트럼프가 어떻게 협상을 하고 본인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세상의 모든 것이 거래다. 세상의 모든 것이 비즈니스(장사)다’ 라고 말하는 트럼프는 거래의 기술이라는 책을 수십년 전에 출간했지만, 다른 사람과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뚜렷하고 명확한 목표이다. 트럼프는 자신이 그 사업을 해야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알고 있다. 이는 스튜어트 다이아몬드교수의 협상론에서 나오는 함축적인 3가지 질문중에 첫 번째이다.

1. 당신의 목표는 무엇인가?

협상에 들어가기전에 목표를 적고 계속 상기한다. 그리고 목표는 구체적일수록 좋다. 가령 우주탐사보다는 달 탐사라는 목표가 더 구체적이다. 트럼프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 즉 CVID (완전한 비핵화)를 제시하고 있다.

2. 상대방은 누구인가?

사람들은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돈이나 다른 이득이 아닌 심리적인 보상을 원한다. 또한 사람이란 자기말에 귀 기울여주고 가치를 인정해주고 의견을 물어보는 사람에게 보답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상대방을 설득하려면 외적요소의 동질성 보다 심리적 연대감을 이루는 게 훨씬 중요하다. 그리고 모든 협상에는 최소한 세사람이 관여한다. 실제협상에 참여하는 두명 외에 참여자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제 3자가 존재한다. 협상에서는 협상참여자의 배우자, 동료, 친구, 상사 등 참여자가 대화를 나누는 모든 사람이 제3자가 될 수 있다.

3. 설득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협상에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은 의사소통의 실패이다. 그리고 의사소통의 실패는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인식의 차이는 관심사와 감성과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설득의 도구중에 가치의 교환이야말로 협상에서 결정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그 가치의 교환대상은 상대에 대한 존중하는 마음, 작은 도움을 주는 것과 같은 사소한 것 까지 포함된다. 이는 협상에 관련되지 않는 상대방의 니즈 (욕구)를 폭 넓게 파악하는 것은 물론 비합리적인 니즈, 숨어있는 욕구까지도 포함될 수 있다.

요구는 욕구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며, 요구는 욕구를 이해하고 충족시켜줌으로서 해소될 수 있다. 그래서 노출된 요구 못지않게 숨어있는 욕구를 찾아내는 것이 설득에 있어 중요한 요소이다. 사람의 욕구는 기본적으로 가치와 본능으로부터 비롯된다.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다양한 가치들이 서로 경쟁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승리하는 가치가 그 사람의 행동을 지배한다.

뛰어난 협상가가 되려면 태도부터 바꿔야한다. 즉 긍적적인 태도로 문제를 장애물로 보지 말고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기회로 생각해야 한다. 사람의 행동은 언제나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협상의 달인, 거래의 달인 트럼프는 ‘모든 거래는 예술이다’라고 할 정도로 거래에 있어서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있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협상이 한편으로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우려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거래의 기술’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은

“신념을 위해 싸우면 때로 본래의 의도에서 벗어나는 일이 있기는 해도 대게는 최선의 결과를 낳게 된다”

트럼프의 신념이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의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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