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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교육논단

공부 잘하는 아이로 만드는 방법

기사전송 2018-01-18, 21: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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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정(우리아이 1등 공부법 저자)


자기주도학습 강사로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어떻게 하면 아이가 공부를 잘하게 할 수 있을까요?”라는 것이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면 나는 웃으면서 “제가 그 정답을 알고 있으면 노벨상 탑니다”라고 말하고는 한다. 주변에서 흔히 만나는 ‘성적을 올리는 확실한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하는 사교육업자들은 학부모의 돈을 갈취하려는 사람들이지 정말 성적을 올려주는 사람들은 아니다.

공부는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이므로 ‘공부 잘하는 방법’은 아이가 찾아내야지 누가 시켜서 그런 게 될 리는 없다. 부모도 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다급한 마음에 나를 붙잡고 묻고 있는 것이다. 공부를 잘하는 정답 같은 것은 없다. 하지만 오랜 시간 아이들을 만나고, 교육학에 대해 공부를 하다 보니 알게 된 것들은 있다.

일단 공부능력은 ‘타고 태어나는 재능’의 일종이다. 음악적 재능을 타고 나는 아이들이 있고, 우수한 신체능력을 타고 나는 아이들이 있는 것처럼 공부재능도 타고 난다. 흔히 공부재능을 머리 좋은 것과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둘은 좀 다른 개념이다. 만일 아이가 머리가 좋다면 쉽게 외워지고 이해가 잘되니 공부하는데 도움을 받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머리가 좋다고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정확하게 정의를 내리자면 공부재능이란 ‘자신이 알고 싶은 것을 활자를 통해서 알고자 하는 열망’이다.

어떤 아이는 궁금한 것이 있으면 자신이 직접 경험을 해보면서 깨우치길 원한다. 어떤 아이는 친구를 만나서 그것을 충족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공부재능이 있는 아이들은 책이나 활자를 통해서 진리를 알고자하는 열망이 강하다. 흔히 책을 많이 읽는 아이가 공부를 잘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착각이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와 책을 좋아하는 아이는 둘 다 활자를 편안하게 느낀다는 공통점이 있을 뿐이다.

다시 강조하자면 공부재능은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것이다. 그러니까 어린아이에게 “너는 왜 공부를 못하니?”라고 묻는 것은 어리석다. 그건 아이 잘못이 아니다. 아이는 그냥 그렇게 태어났을 뿐, 엄밀히 따지자면 그건 재능을 물려주지 않은 부모의 잘못이 크다.

공부가 재능이라고 단정할 경우, 대부분의 부모는 좌절하거나 아니면 화가 날 것이다. “아니 그럼, 부모가 공부를 못했으면 반드시 자식도 공부를 못한다는 말인가?”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 공부와 관련한 키워드가 하나 더 있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을 생각해보자. 그 아이들은 재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공부를 잘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아무리 재능을 타고 났어도 공부를 잘하려면 노력을 해야만 한다. 노력 없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는 없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재능 이외에 ‘노력’이 꼭 필요하다. 이 당연한 얘기를 길게 하는 이유는, 노력이라는 것이 마음이 하는 일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이다.

공부재능이 음악, 미술재능과 가장 다른 점은 마음이 하는 일이 워낙 많다는 것이다. 다른 재능은 ‘재능’ 그 자체가 가장 중요하지만 공부는 마음이 하는 일이 절대적이다. 노래에 재능이 없는 내가 지금부터 폭포수 밑에서 피를 토하며 연습을 한다고 해서 조수미가 될 수는 없지만 지금부터 최선을 다해 공부를 하면 서울대에 갈 수는 있다. ‘서울대를 가고 싶다.’는 마음이 절실하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인 것이다.

아이가 공부재능이 없다면 처음에는 뒤처지겠지만 공부하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학년이 올라가면서 재능 있는 아이들을 얼마든지 따라잡을 수 있다. 우리는 주변에서 그런 아이들을 많이 봐 왔다. 그러니까 결국 아이가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아이의 마음이 건강해야만 한다.

아이에게 ‘방학이라고 놀기만 하는 거냐?’고 소리를 지르고, ‘그렇게 공부 안 해서 무슨 좋은 성적이 나오겠냐!’고 협박을 하면 아이의 마음이 다친다. 성적이 떨어지면 ‘남들만큼 가르쳤는데 너는 왜 이 모양이냐?’고 야단맞고, 성적이 오르면 ‘그렇게 해도 이것 밖에 안 되냐?’고 다시 야단맞는 악순환 속에서 아이의 마음은 너덜너덜해진다. 아이의 마음이 망가지면, 공부는 끝장이다. 다시 말하지만 공부는 마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성적이 떨어져 속상한 아이에게 “이까짓 성적에 기죽지 마!”라고 격려해주고, 성적이 잘 나와 기뻐하는 아이에게 “엄마 아빠가 공부재능을 못 물려줬는데도 이렇게 공부를 잘하니 자랑스럽다”고 손잡아주자. 부모의 말에 울컥한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움직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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