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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교육논단

부모의 잔소리, 아이의 잠재력을 죽인다

기사전송 2018-04-05, 21: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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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정
우리 아이 1등 공부법 저자
청소년들에게 ‘가장 싫어하는 것은?’이라는 질문을 했을 때 1위로 뽑힌 것은 무엇이었을까? 국내외 청소년 캠프를 진행하는 전문교육기관인 ‘코칭블루’의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다름 아닌 ‘부모의 잔소리’였다.

아이들이 싫어하는 부모의 잔소리로는 1. 공부 좀 해라. 2. 동생이 뭘 배우겠니? 3. 커서 뭐가 될래? 4. 넌 왜 만날 그 모양이니? 5. 한 번만 더하면 가만 두지 않겠다. 6. 네가 뭘 알아? 7. 가서 공부나 해 등이 차지했다. 아이들은 설문조사에서 “공부를 하려고 앉았다가도 엄마가 공부하라는 말을 하면 바로 공부하기가 싫어진다”라고 답했다.

초등학교 4~5학년에서부터 시작돼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이어지는 사춘기 시기는 아이가 성인이 되기 위한 준비기간이다. 이 시기는 아이였을 때도 하지 못했고, 어른이 돼서도 하지 못할 다양한 시도를 통해 자신의 한계를 실험하는 시기이며 아이가 부모로부터 독립을 연습하는 시기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시기의 아이가 반항을 하는 것은 자신이 느끼고 생각한대로 행동함으로써 자기 결정력과 책임감을 배우고 싶어서 그런 것이다. 결국 사춘기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이런 행동을 해라’가 아니라 ‘다양한 도전을 해보고 그 결과에는 책임을 져라’라는 삶의 방식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 귀중한 시기에 아이들은 부모의 잔소리를 듣는다. 부모의 잔소리는 대부분 “너는 잘못했다. 이런 행동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자신의 선택이 중요한 이 시기에 부모로부터 “잘못됐다”는 얘기를 계속 듣고 자란 아이가 자기 결정력이 떨어지고 행동에 대한 책임감이 약화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사실 잔소리하는 부모의 마음은 다 똑같다. 내 아이가 남들보다 좀 더 잘해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잘하는 아이, 일등 하는 아이, 상 받는 아이를 만들기 위해서 부모는 아이를 다그친다. 내 아이가 남들보다 뛰어나지는 못하더라도 남들만큼은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잔소리를 부른다. ‘최고가 아니면 평균이라도 되라. 나는 내 자식이 평균 밑으로 떨어지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마음에 잔소리를 하기도 하고, 아이가 남들과 다른 행동을 할 때는 “다른 애들은 안 그러는데 너는 왜 그러냐?”고 잔소리를 한다.

“너를 위해서 말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사실 부모의 잔소리에는 남들보다 잘하라거나 남들만큼은 하라, 이도 아니면 남들처럼 하라는 메시지가 들어있다. 비교의식이 잠재해있다는 말이다. 아이들이 이걸 알기 때문에 부모의 잔소리를 ‘가장 싫어하는 것 1위’로 뽑은 것이다.

하지만 모든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특징이 있다. 아이들은 모두 개성이 다르고 잠재력이 다르고 가능성이 다르다. 학교 다닐 때는 항상 문제아 취급받던 친구가 성공한 사업가가 되기도 하고, 존재감이 전혀 없던 친구가 사회의 저명인사가 되기도 한다. 아이들은 그저 많은 가능성을 가진 서로 다른 존재일 뿐인데, 다른 것은 틀린 것이라 생각하는 부모들이 “남들보다 잘 하든지 남들과 똑같아져라”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아이가 다 공부를 잘 한다면, 모든 아이가 다 책을 좋아한다면, 그런 아이들로만 가득 찬 세상은 얼마나 삭막하고 답답할 것인가? 모두 공부만 열심히 한다면 누가 예술가가 되나? 사업과 장사는 누가 하고, 연예인은 누가 된단 말인가? 올림픽에는 누가 나가나?

특히 2018년 현재 우리 사회는 남들만큼 해야하는 사회가 아니다. 지금까지 부모가 살았던 시대는 남들만큼만 하면 되는 사회였지만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할 사회는 남들과는 다른 점으로 승부해야하는 사회다. 남과는 다른 창의력으로 승부해야하는 아이들에게 ‘남들과 같아지라’는 건 얼마나 어리석은 충고인가? 오히려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남들과 다르게 해보라는 격려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애플의 스티브 잡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는 남들보다 잘했던 사람이거나 남들만큼 했던 사람이 아니라 남들과 달랐던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들이 다른 사람과 가장 달랐던 점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도전할 때마다 끊임없는 지지와 격려를 해준 부모를 가졌다는 점이었다. 그들의 부모는 남들과 다른 자식을 바라보며 잔소리하지 않았다. 그저 자녀의 상상력과 가능성을 믿어줬다.

오늘도 아침부터 아이에게 잔소리를 한 당신. 당신이 아이를 위해서 했다고 생각하는 잔소리가 과연 아이가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지 이 봄,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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