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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교육논단

정치는 사람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爲政在人)

기사전송 2018-04-12, 21:3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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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 (전 중리초등 교장)



마천산 정상에 자주색 제비꽃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는 시냇가에 제비꽃이 간들간들 피어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애절한 단음계의 노래로 ‘흘러가는 맑은 물에 제 얼굴을 비춰 보네.’로 끝난다.

마천산 정상의 제비꽃들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아마 작사자가 마천산 정상의 제비꽃을 보았다면 ‘흘러가는 구름 보며 제 마음도 몰라 하네.’로 하였을지 모른다. 제비꽃의 꽃말은 겸양이다. 겸양은 겸손한 태도, 양보하거나 사양하는 마음씨이다. 제비꽃의 다른 이름은 오랑캐꽃이다. 긴 세월 동안을 오랑캐와의 싸움에 살았다는 우리의 고려시대 조상들이 이 꽃을 ‘오랑캐꽃’이라 했단다. 어찌 보면 오랑캐꽃의 뒷모양 머리 태를 드린 모습이 오랑캐의 뒷머리와도 같은 이유에서다. 조상들은 오랑캐꽃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이렇게 구전으로 전했다.

지난 6일에 전임 대통령이 1심에서 징역 24년을 선고 받는 장면이 생중계 되었다. 아무튼 불행한 역사의 한 단면이어서 마음이 씁쓸하였다. 이제 흘러가는 덧없는 세월에 감옥에서 마음을 추스르며 무엇을 생각할까? 단음조의 제비꽃 동요와 삶이 닮아 있다.

노나라 임금 애공(哀公)이 공자에게 정치에 대하여 물었다. 공자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주나라를 세운 문왕과 무왕이 실천한 정치는 모두 명명백백하게 목판과 죽간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만약 뛰어난 임금과 현명한 신하가 함께 있다면 정치는 정상괘도에 있습니다. 그러나 성군현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정치는 엉망이 될 것입니다. 정치는 사람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爲政在人). 사람을 얻는 것은 몸으로 합니다(治人以身), 몸을 닦는 것은 도로써 합니다(修身以道). 도를 닦는 것은 인으로 합니다.(修道以仁)’

공자가 말하는 정치는 ‘위정재인(爲政在人)’이다. ‘정치에서는 사람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함’을 일깨운다. 위정재인은 주로 성군과 현신 사이의 ‘황금조합’을 가리켰다. 이 때 성군이 반드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치인(治人), 수신(修身), 수도(修道)는 사람을 얻을 때의 기준과 순서이다. 또 사람을 얻은 후의 황금조합을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후대에 당나라 태종도 정관정요(貞觀政要)에서 ‘정치를 하는 요체는 오직 사람을 얻는데 있다. 그 재능 아닌 것을 쓴다면 훌륭한 정치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하였다. 위정재인은 현명한 신하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성군 또한 필요로 함을 일러주는 말이다.

서경의 마지막 부분은 진(秦)나라 목공(穆公)이 정(鄭)나라를 정벌하다가 크게 패한 것을 후회하면서 지은 진서(秦書)이다. 이 진서는 제후국의 군주가 경문의 주인공이 되는 처음이자 마지막 상서(尙書)편이기도 하다. 진서의 끝에 ‘나라가 위태로움은 한 사람 때문이며, 나라의 영화롭고 편안함은 또한 한 사람의 경사이다(邦之榮懷一人之慶)’라는 구절이 있다.

진나라 목공은 세 명의 장수에게 정나라를 공격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세 사람의 진나라 장수는 효산이라는 곳에서 정나라에 크게 패하여 포로로 잡혔다. 포로로 잡혔던 진나라의 세 장수가 정나라에서 돌아오자 목공은 그들의 손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크게 뉘우쳤다.

군사들의 출정을 반대한 어진 신하들의 만류를 듣지 않았고, 천박한 자신의 용맹스러움만 믿은 결과 나라에 위해를 가져왔음을 시인하였다. 그리고는 반드시 현신들의 사려 깊은 의견을 존중할 것이며, 아량이 넓고 남을 포용할 수 있는 신하들이 자신을 보좌하도록 할 것임을 천명하였다.

위정재인의 말을 여러 가지로 바꾸어보자. 위정재군주(爲政在君主)라고 하면 ‘정치는 왕에게 달려 있다.’이다. 위정재대신(爲政在大臣)이라고 하면 ‘정치는 대신에게 달려 있다.’는 뜻이 된다. 성군과 현신은 조합을 이루어야 한다.

위교재교사(爲敎在敎師)라는 말은 ‘가르침은 교사에게 달려 있다.’이다. 위학재학생(爲學在學生)이라는 말은 ‘배움은 학생에게 달려 있다.’가 된다. 교사와 학생이 황금조합을 이루면 훌륭한 교육이 된다. 가정교육, 사회교육, 국가교육도 모두 위정재인(爲政在人)에서 의미를 찾아야 한다. 간들거리는 제비꽃은 ‘혼자 놀기 심심해서 제 모습을 비춰보네.’로 끝난다. 전임 대통령도 ‘정치는 사람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되뇌어볼 런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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