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결혼
세기의 결혼
  • 승인 2018.06.12 14:0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현숙(리스토리결혼정보 대표)


영국의 해리 왕자와 프랑스 대통령 마크 롱의 결혼은 보편적 사고의 틀에서 벗어난, 파격적인 결혼이다.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직업적 관심이 발동했다. 사람은 누구나 한 편의 영화같은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꿈꾼다. 최상의 조건을 갖춘 젊고 멋진 남성이 유색인종, 연상녀, 이혼 경험이 있는 여성을 당당히 배우자로 맞이했다. 조건 없는 사랑, 이유 없는 사랑, 헌신적인 사랑으로 여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때, 사랑을 위해 왕위를 버린 윈저 공과 심프슨 부인의 세기의 로맨스가 지고지순한 사랑을 꿈꾸는 낭만주의자들을 열광시킨 적도 있다.

최근에, 영국 해리 왕자와 미국 배우 메건 마클의 ‘세기의 결혼’이 화제다. 보수적인 영국 황실에서 전략적인 결혼이 아닌 파격적인 행보다. 마클은 할리우드 배우다. 세 살 연상에 한번 이혼 경험이 있는 이혼녀에다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를 둔 혼혈이다. 자선운동가인 해리 왕자와 여성인권활동가로 만난 두 사람은 동화 같은 사랑으로 만인의 축복을 받았다. 해리는 어린 나이에 어머니인 다이애나비에 대한 상처로 방황의 시절을 보냈다. 마클을 만나고 그의 인생이 달라졌다. 사랑의 힘이었다. 해리는 “그녀가 발을 헛디뎌 내게 떨어진 것”이라고 마클에 대한 필연적 운명과 특별한 사랑의 감정을 표현했다. 인종, 나이. 집안, 복잡한 가정사를 당당하게 극복한 아름다운 결혼이었다. 신선한 감동이다.

프랑스 대통령 마크 롱과 부인 브리짓 트로 뉴와의 러브스토리도 세상이 놀랄만한 뉴스거리가 되었다. 15세의 학생과 교사로 만나 사랑의 결실을 이루었다. 소년의 눈에 비친 여교사는 여신과 같이 신비한 존재였고, 자신의 모든 것을 이해해주는 어머니 같은 절대적 존재였으리라.

브릿짓은 아이 셋을 둔 유부녀에 마크 롱보다 스물네살이 많은 연상녀다. 마크 롱의 끊임없는 사랑과 구애로 그녀는 이혼을 했다. 그녀는 세련되고 매력적인 여성이며. 뛰어난 패션 감각의 소유자다. 퍼스트레이디로서 손색이 없는 외모와 지적 소유자로서 대통령인 남편의 내조에 일조를 했다. 마크 롱에게 연상의 아내인 브릿지는 영혼의 동반자이며, 친구이기도 하다. 영혼과 육체가 하나가 된 사랑의 완성이다.

얼마 전에, 어떤 어머니가 자식의 결혼을 위해서 아들 모르게 회원 등록을 했다. 가끔 부모님들이 결혼에 관심이 없는 자식들의 혼사에 노심초사하여 당사자 모르게 일을 저지른다. 부모님 지인이 소개했다면서 자식에게 선의의 거짓말을 하고 미팅 장소에 등을 떠밀어 보내는 경우가 있다. 부모님 입장에선 혼기가 꽉 찬 자식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고, 뒷모습을 보면 그렇게 허전해 보인다고 한다. 두 사람과의 만남을 주선한 매니저에게 맞선 본 아가씨로부터 전화가 왔다. 전화선을 통해 대뜸 질책의 화살이 날아왔다. 그녀는 남성의 앞머리 숱이 적다는 이유로 화가 나 있었다. 매니저는 어머니가 가입해서 정확한 정보를 전달 못해 죄송하다며 거듭 사과를 했다. 그 남성의 신상기록을 살펴보았다. 나이, 직업, 키. 학력, 연봉, 집의 유무 등…. 차트 내용을 보니, 직업도 안정적이고 꽤 괜찮은 프로필이었다. 어머니와 상담한 내용에 의하면 성격도 쾌활하고, 대인관계도 좋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어머니가 아들의 머리숱에 대해선 언급을 하지 않은 것 같았다. 퇴짜를 맞은 총각의 풀죽은 모습이 눈에 선했다. 그까짓 머리카락 좀 적은 것이 무슨 대수라고, 혼잣말을 하며 아쉬워했다.

요즘 미혼 남녀들은 상대방을 만나기 전부터 결혼의 조건을 사소한 것부터 꼬치꼬치 따진다. 상대방이 가진 모든 조건을 첫 느낌이나 정서보다 우선시 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윈저 공이 왕위를 버릴 만큼 그 사랑이 아름답고 가치가 있을까?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닌가? 반문한다. 어찌됐건 윈저 공은 왕위보다 그녀와 함께 하는 것에 행복의 가치를 둔 것임은 틀림이 없을 것이다. ‘한 방울의 사랑은 금화가 가득 찬 주머니보다 가치가 있다’라는 명언을 실천해 보인 용감함에 박수를 보낸다.

지위나 돈, 외모나 조건으로 환산할 수 없는 사랑의 위대함에 용기를 내어 그 길을 걸어간 ‘세기의 결혼’ 주인공들이기에 지구촌 사람들의 관심과 감동이 집중되지 않았을까?

사랑과 결혼! 그 고귀한 가치에 대해 온갖 복잡한 계산을 잠시 멈추고 진심을 다해 생각해볼 지이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