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클(Upcycle)을 통한 지역의 미래
업사이클(Upcycle)을 통한 지역의 미래
  • 승인 2018.04.0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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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훈(대구경북디자인센터 진흥본부장)


이달부터 서울 등 수도권의 일부 아파트를 중심으로 비닐과 스티로폼 재활용 분리수거를 중단하겠다는 재활용품 수거 업체들의 예고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환경부는 이에 시민들의 재활용품 분리배출 요령 등을 홍보하면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왜 이러한 상황이 일어났을까? 지난해 7월부터 중국이 쓰레기 수입을 중단하면서 다른 나라의 폐지가 국내로 들어와 가격이 많이 떨어졌고 재활용품에 섞여 들어온 이물질과 재활용이 불가능한 비닐은 소각처리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발생하는 쓰레기의 양은 약 5만톤에 달한다. 1년 단위로 환산하면 무려 1800만톤 이나 되는 엄청난 양이다. 쓰레기의 양이 더욱 늘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대구시는 생활 및 사업장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한해 평균 2,4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이러한 높은 매립 및 소각 비중으로 인하여 환경문제는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5년간(‘12~’16) 대구시 자원재활용 비율은 평균 52.8%로 전국 주요도시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서울 67%, 부산 75%, 인천 59%, 광주 62%, 대전 65%, 울산 57%)

최근 이러한 상황에서 쓰레기로 여겨지던 물건을 새로운 상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업사이클”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업사이클(Upcycle)’은 벼려지는 자원에 디자인·기술 등을 접목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 또는 그 과정을 말한다. 단순히 재활용(Recycle·리싸이클) 개념에서 벗어나 세심한 손길과 가치를 더해 새로운 상품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업사이클은 폐자원을 경제활동 사이클에 재투입함으로써 폐기물 처리비용의 절감 및 더 높은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여 경제적·환경적 효과가 높다. 그리고 폐기물에 아이디어와 디자인, 첨단 기술이 더해진 업사이클 제품은 독창성 및 희소성을 겸비했다는 점에서 기존 제품과 차별화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버려진 가구를 다시 가구로 만들어 활용하는 것은 리사이클이다. 반면 업사이클은 버려진 가구를 분해해 만든 이의 목적과 가치를 투여해 새로운 물건으로 창조하는 과정을 거친다. 덕분에 업사이클 제품은 ‘희소성’을 갖는다. 버려진 소재에 새로운 디자인과 가치를 더해 세상에 하나뿐인 제품으로 내놨기 때문이다.

대구는 전국 최초의 업사이클 산업 인프라인 한국업사이클센터를 2016년 6월 오픈하고 우리나라 업사이클 분야의 선도적 도시로 나아가려고 하고 있다.

서울의 새활용플라자, 인천의 업사이클에코센터, 경기업사이클플라자 등은 대구를 벤치마킹해서 설립되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한국업사이클센터를 설립하고 적극적인 지원과 노력이 부족한 것 같다는 것이다.

업사이클 산업과 기업들은 초기 단계의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업사이클 기업과 업사이클러들의 애로사항은 폐자원 및 소재 확보, 상품기획 및 디자인개발 능력 미비, 유통 및 판로개척의 역량 한계 등을 가지고 있다. 정부는 물론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원활한 폐자원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기업들이 투자하지 못하는 소재개발 및 신상품 개발 R&D를 통해 업사이클 관련 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노력이 좀 더 확대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3월에 발표한 정부의 4조원 규모 청년 일자리 추경에서도 업사이클 분야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의지가 보이고 있다.

정부 발표에는 재활용품 공유·거래가 가능한 ‘업사이클 소재뱅크’ 구축, 온라인 판매처 구축, 지재권 출원 등 패키지 지원을 통해 2022년까지 450개 업사이클 기업을 육성하고 1,710명의 고용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의 업사이클센터는 교육과 문화확산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구의 한국업사이클센터만이 업사이클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중장기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업사이클은 등장한 30년전 이후로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버려지는 제품이나 상품의 업사이클을 넘어 서비스와 지역재생까지도 업사이클의 개념이 도입되고 있다.

업사이클 제품은 하나하나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다르고 디자인이 다르고 스토리가 다르다.

각각의 다른 이야기를 통해 환경문제나 자원문제, 지역의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더 나아가 대구의 미래가치를 새롭게 정립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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