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무한한 가능성, 노벨상 수상 밑거름 된다”
“학생들 무한한 가능성, 노벨상 수상 밑거름 된다”
  • 남승현
  • 승인 2014.01.1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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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일과학고 신탁범 교장

부지선정부터 개교업무 도맡아 초대 교장 역임

6명 입학담당관, 학생 1명 4~5회 면접 거쳐 선발

학년 초 학생과 같이 기숙사서 지내며 적응 도와

학생들 재능기부에 동참해 봉사·리더십 등 배워
/news/photo/first/201401/img_119218_1.jpg"사진-신탁범대구일과학고교장/news/photo/first/201401/img_119218_1.jpg"
신탁범 대구일과학고 교장은 학생들이 꿈을 이룰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팔공산 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대구일과학고는 대구혁신지구에 우뚝 서 있다. 그러다 보니 이 학교는 팔공산의 강함과 혁신지구 최첨단이 만나는 특별한 곳이다. 현재 3개 학년으로 남학생 128명 여학생 42명등 총 170명이 재학중이다. 당초 240명이 정원이었지만, 2학년이 되면 대부분 진학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개교한지 이제 3년, 첫 졸업생이 배출되면서 대구일과학고는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 대구일과학고를 열고, 다듬고, 키워 온 초대 신탁범 교장을 만나 봤다.

◇대구일과학고는 다르다

신탁범 교장은 다른 과학고에 개교 요원, 교사, 교감, 교장을 지냈지만, 대구일과학고 우수성을 자신있게 말한다.

첫째 최상의 인적 구성을 든다. 대부분 교원이 학생생활지도, 교과지도, 교육연구활동에 자타가 인정하는 탁월한 실력의 소유자다.

교사 평균연령이 30대로 다른 학교보다 10세가량 젊다.

이런 교사를 영입하기 위해 신 교장은 대부분의 교사를 초빙했고, 대구일과학고에 와 줄 것을 면담하고 설득했다.

신 교장의 설득방법은 특이했다. ‘교사들에게 업무를 줄여주겠다. 편하게 하겠다.’는 말 대신, ‘일은 많다.’ ‘기숙사 생활로 학생 지도에 어렵다.’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전하고 신설학교 운영을 위해 도와 달라고 했다.

신 교장은 열정을 가진 교사들이 없었다면 대구일과학고가 단기간에 안착되기 어려웠을 거라고 했다.

둘째는 최첨단 시설이다. 살아있는 세포와 죽은 세포를 1만 5천배 확대해 관찰할 수 있는 전자현미경. 인근 대학보다 좋은 최첨단 천체망원경. 이를 활용해 연구할 수 있는 최고의 시설들이 있다.

예를 들면 천체관측실의 경우 침대가 구비된 도움시설을 설치해 24시간 관측할 수 있어, 학생들이 실질적인 연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신 교장은 우수인재를 받아 무늬만 과학고로 운영하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게 하는 과정은 원하지 않는다. 과학을 공부하고 연구하고, 관찰하고, 토론할 수 있는 학교를 운영해 학생들이 미래 과학을 꿈꾸게 하는 것이다.

셋째 구성원 간의 융합과 소통을 든다. 그 결과 학생, 학부모 만족도가 매년 만점이다. 신 교장은 이부분이 가장 자랑스럽다고 한다. 교육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가 모두 만족하는 학교야 말로 행복한 학교라고 자부한다.

/news/photo/first/201401/img_119218_1.jpg"사진-대구일과학고/news/photo/first/201401/img_119218_1.jpg"
대구일과학고 전경


◇만족은 공감에서 나온다

학생, 학부모 만족도가 최고에 육박하는 것은 공감에 있었다.

예를 들면 학교 입구 화단에 학교 상징조형물인 ‘미래의 과학, 창조의 손’(이후 창조의 손)이 있다. 보통학교에서 보기 힘든 웅장한 예술품이다.

창조의 손 제작 당시 공모 받은 조감도를 전시해 학생들이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 이 창조의 손은 학교 멀리서도 보이는 위엄을 자랑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글로벌 과학인재 탄생의 가능성을 심어주고 있다.

대구일과학고는 교장을 비롯한 교원이 기숙사 생활을 처음 하는 학생을 위해 학년초에는 기숙사 생활에 동참을 하고 있다. 학생이 기숙사 생활에 빨리 적응하고, 교직원이 학생의 학교생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를 경험한 1학년 송석민(16)군은 “선생님과 같이 자는 것은 처음이었다. 기숙사 옆방에서 선생님께서 함께 주무시면서, 기숙사 생활의 불편한 점을 먼저 개선해주셔서 부담스러우면서 존경스러웠다”며 “한편으로는 학생과 같은 잠옷을 입은 선생님의 모습에 친근감을 느끼게 됐다” 고 했다.

신 교장은 학기 중간에도 외박을 자주 한다. 기숙사에서 학생과 함께 하기 위해서다. 그는 “일과학고에 근무한 이후 집에서는 외박이 늘었다면서 핀잔을 준다. 그러면서 의심스런 눈초리를 보낸다.”며 일과학고 학생을 위해 오해 아닌 오해를 사고 있다고 웃으며 얘기했다.

신 교장은 학부모에게 자녀 생활을 알려주고 공감하기 위해 매년 7월 학부모참여, 학교 1박 2일 체험을 했다. 이 날에는 많은 학부모와 교원이 참여한다. 처음 운영한 지지난해는 돼지 통 바베큐 5마리를, 지난해는 7마리를 구입할 정도로 행사 참여 학부모가 늘었다.

행사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같이 기숙하다보니 아이 학교생활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됐다’ ‘취침, 기상, 점호도 함께 하면서 집에서와 사뭇 다른 의젓한 아이를 보니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 ‘이공계를 다닌 내가 대학에서 못 본 실험장치를 보고 놀랐다’등 한마디씩 한다고 했다.

신 교장은 “궁금해 하는 자녀생활을 보여주고 학교를 믿게 하면 학부모만족도는 최상일 수밖에 없다. 느끼는 것 보다 더 좋은 소통은 없다.”고 했다.

/news/photo/first/201401/img_119218_1.jpg"사진-백면/news/photo/first/201401/img_119218_1.jpg"
대구일과학고 학생들이 수학반 활동을 하고 있다.


◇학생은 가능성이다

신 교장은 학생선발을 시작으로 본다. 학생선발을 위해 9월부터 11월까지 6명의 입학담당관을 두었다.

이들은 과학고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수학과 과학에 전문성을 둔 자로 공모를 통해 객관성을 확보한다.

통상 중학교 성적의 3%대가 입학 카트라인이 된다. 신 교장은 교과성적도 중요하지만 진학의지, 수학과 과학에 대한 열정, 리더십, 진로에 대한 확신 등 학생의 발전 가능성을 추가로 본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학생 1인당 4~5회 정도의 면접을 통해 학생의 가능성을 살핀다.

방문면접, 소집면접, 개인면접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입학담당관, 교사 30여명, 교감, 교장이 여기에 참여한다.

그는 “진로에 대한 생각이 없는 학생들도 많은데 일과학고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다르다. 지난해 학생 중 면접을 마치고 악수를 청하는 여학생이 있었다”며 “좀 당돌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유로운 의사 표현이 예뻐 악수를 했다. 헌데 손에 작은 메모지가 있었다. 꼭 이 학교에 다니고 싶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며 솔직히 학생 용기에 감탄했다고 했다.

이같이 대구일과학고에는 자기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무한한 가능성이 많은 학생들이 상당수다. 그 가능성이 결국 미래를 가질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올해는 2학년 학생 68명이 상급학교 조기입학을 하여 졸업을 하고, 3학년 12명이 졸업을 한다. 이 학생들은 대부분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을 하고, 과학기술특성화대학(카이스트, 포스텍 등)으로 진학을 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대구일과학고는 인문학콘서트, 재능기부를 통해 수시대비에도 올인하고 있다.

과학과 수학에 치중하다 보면 자칫 소홀할 수 있는 인문학을 강조하기 위해 인문학콘서트를 열었다. 김용택, 정호승 등 유명작가와 함께 했다.

학교의 최첨단 시설과 학생 재능을 이용해 중학교 학생 대상 일과학고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재능기부는 2년째 운영 중으로 40여개 1천500여명의 중학생들이 학급단위, 동아리 단위 및 영재학급 단위로 프로그램에 참여 했다. 이 학생들이 일과학고로 진학하는 계기가 되었다. 올해까지 운영을 하게 되면 대구 시내 모든 중학교가 학교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학생들이 이 재능기부에 동참하면서 학교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되며, 설명과 체험을 통해 봉사와 리더쉽을 동시에 체험하는 일석이조의 프로그램이다.

대구일과학고 특별동에는 미래의 노벨상 자리가 있다. 계단 가장 꼭대기에 위치한 이 자리는 아직 좌대만 있다. 학생들이 이 자리를 보고 지나치면서 누구나 본인 자리임을 믿고 꿈을 키워나가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신 교장은 “학생들이 꿈꾸게 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만들어 보았다. 이제는 우리학교 명물이 되었다”며 “머지않아 이 자리의 주인이 생기고, 좌대가 더 늘어 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영재는 노력의 결과다

신 교장은 수 십년전 다른 과학고에 근무할 때 제자 한명을 잊을 수가 없다고 한다. A양은 중학교 때 부단한 노력의 결과로 과학고에 들어 왔으나, 졸업할 때는 본인이 원하는 대학을 가지 못했다.

다른 학생들이 가진 영재성도 없었고, 오직 끊임없이 노력하는 학생이었지만 본인이 원하는 대학을 가지 못했다. 세 번의 도전과 실패를 거듭했다. 그로부터 약 20년이 지난 몇 년전 A양을 만났다. 유럽의 유명한 연구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

A양은 영재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지는 것이 라는 것을 보여 준다고 했다.

신 교장은 영재의 특성 즉, 목적과 집념이 확실해 본인이 원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재는 선천적으로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영재는 가능성이다. 목표을 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부단한 노력을 하는 것이 영재”. 누구나 영재는 될 수 있고, 노력의 결과라고 본다. 시험이나 여러 가지 결과에 대해 자신의 처지를 탓하지 말고 머리를 탓하지 말고,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노력이 부족하다고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고 하면서 대구과학영재교육의 중심에 서 있는 자로서 누구나 과학영재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신 교장은 대구과학고 개교 업무에서 관리자 까지 근무를 했고, 대구일과학고에서 부지선정부터 개교 업무, 초대 교장을 역임, 이제 졸업생을 배출하는 단계까지 달려 왔다.

그는 기숙하는 학생 입장을 고려해 생일파티 공간을 만들어주는 등 작은 일에도 배려를 하는 교장이다.

지금의 대구과학영재교육을 이루어낸 소신있는 신 교장이 향후 대구일과학고를 어떤 성공스토리로 만들지 주목된다.

남승현기자 namsh2c@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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