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출근하는’ 슈퍼맨 도의원 홍진규 경북도의회 운영위원장
‘매일 출근하는’ 슈퍼맨 도의원 홍진규 경북도의회 운영위원장
  • 김상만
  • 승인 2015.04.0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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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낮은 곳을 찾아 더 낮은 자세로 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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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4일 ‘경북도의회-전남도의회 상생발전협약’을 위해 전남도의회 의장단이 경북도의회를 방문한 당시 홍진규 운영위원장이 행사 진행 사회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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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규 의원이 군위휴게소에서 열린 군위 오이 직판행사에 참석, 휴게소를 찾은 고객에게 군위오이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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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틈을 내 부인 정혜란(52)씨와 장남 성윤(26), 차남 영균(24)씨 등 가족과 함께 한 홍진규 경북도의회 운영위원장.

◇매일 출근하는 도의원

부림홍씨 집성촌이자 돌담길이 유명한 전통마을인 군위군 부계면 한밤마을에 사는 홍 위원장은 팔공산 한티재를 넘어 도의회까지 40분 이상 소요되는 거리를 지난해 7월부터 벌써 8개월째 출퇴근하고 있다.

평소 오전 10시쯤 운영위원장실로 출근하면 자리에 앉기도 전에 결재가 밀린다. 도의회 운영에 대한 실무를 총괄하기에 처리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의회 운영과 민원 처리 등 정신없이 일하다 보면 오후 7시를 넘겨 퇴근하는 일도 다반사다.

저녁시간, 술잔을 기울이는 경우도 잦은 편인데 대구~군위를 오가는 5만원의 대리운전비만도 적지 않게 들어갔을 터다.

매일 출근하는 도의원, 그래서 도의회 주변에서는 그를 일반직 공무원에 비유해 ‘의원직 공무원’이란 닉네임을 붙이기도 했다.

홍 위원장은 “운영위원장이 없으면 의회운영의 중요한 결정이 미뤄지거나 사무처 직원이 판단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매일 출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매일 출근하면서 어려운 점도 뒤따랐다. 우선 지역구 관리가 힘들었다.

도의회 운영에 매달리다 보면 상대적으로 지역구 관리가 여의치 않아 “평소 얼굴 보기 힘들다”는 다소 오해 섞인 말을 들을 때가 많았다.

이에 홍 위원장은 “기초·광역의원과 국회의원은 각자의 역할이 있다”며 “지역구 관리도 중요하겠지만 도의회가 일터인 광역의원은 도정 업무에 관심을 갖고 민의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결국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렇다고 결코 지역민과 ‘소통’에 소홀히 하는 것도 아니다.

지역에서 홍 위원장은 이미 낮은 자세와 소통의 대명사로 통한다. 지역구의 현장을 자주 찾지 못하는 대신 언제 어디서든 소통이 가능한 SNS를 활용한 ‘스마트한 소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공부하는 운영위원회 구축

홍진규 위원장은 지난 제9대에 이어 제10대 지방선거에서도 거뜬히 당선된 재선의원이다.

초선 때부터 건설소방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똑소리 나게 일하는 의원으로 이름을 올려 지난해 2월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가 주최한 ‘우수의정대상’을 수상하며 동료의원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지난해 7월 재선의원으로서 가장 핵심이 되는 자리인 의회운영위원장을 맡은 이후 그의 실력은 더욱 빛을 발하기 시작, 최근 운영위원회가 가장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가장 먼저 의회운영을 뒷받침하는 의회사무처 조직을 대대적으로 혁신했다.

의정활동의 비합리적인 관행과 관습을 과감히 개혁하도록 의원들에게도 요구하는 한편, 체계적인 입법정책 연구기능 및 의정활동 지원을 위해 입법정책관실 전문직 5명을 외부 공모로 채용하는 등 조직개편을 주도, 마무리지었다.

도청 주변에서는 의회입법기능 강화를 위해 한꺼번에 5명이나 증원한 일은 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놀라워 했다.

이와 함께 공부하고 연구하는 의회운영위원회를 구축했다.

홍 위원장은 “운영위원회는 항상 의회에서 벌어지는 각종 상황을 미리미리 체크하고 또 이를 중재하는 등 매끄럽고 활기차게 돌아가야 도의회 전체가 살아있는 조직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친화력과 판단력이 뛰어나고 열심히 노력하는 홍 위원장에게는 맡겨진 의회직책이 많다.

지난 9대 도의회에서는 건설소방위원회 부위원장, 경북·대구상생발전특별위원회 부위원장, 서민경제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경북도의회 운영위원장과 건설소방위원, 윤리특별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동안 이뤄놓은 의정활동 성과도 만만찮다.

경북도재난관리기금 운용 및 관리조례, 경북도 지적재조사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 경북도의회 의용소방대 설치조례 등의 조례안을 발의해 도민의 복리 증진을 위해 적극적으로 입법활동을 펼쳐 왔다. 지난해에는 일본 기슈광산 현지를 방문, 일제강점기에 강제노역으로 희생된 한국인들의 진상규명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앞장섰다.

그 결과 올해 ‘기슈광산 희생자 추모터’의 경북도 기부채납을 위한 상호 의견교환을 이끌어냈다.

강정·고령보 우륵교 차량통행, 대구도시철도 3호선 동명 연장 등 지역현안 해결을 위해서도 노력을 기울여 왔다.

최근에는 전국시·도의회운영위원장협의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면서 의원보좌관제 도입과 의회사무처직원 인사권 독립 등 지방의회의 위상 제고와 지방자치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불합리한 법령 개선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오고 있다.

새누리당 경북도당의원협의회 원내대표로서 당과 지방의회와의 협조체제를 공고히 하는 가교역할에 나서 지방의회 의원이자 당원으로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고 있다.

홍 위원장은 “지방자치 발전과 지방의회 위상 강화, 수도권 중심의 개발정책에 대한 지방의 대응논리 등 당면 현안사항들에 대한 경북도의회의 입장을 정치권에 적극 건의하고 또한 반드시 반영토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원내대표로서의 각오도 다졌다.

◇가족에게는 항상 빚진 맘

홍진규 운영 위원장은 1960년 군위군 부계면 대율리에서 홍인헌·권오복씨 사이에 3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공무원이던 부친(85)을 따라 다니다 보니 고향에서 자라지 못하고 부산, 울산 등지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울산학성고를 거쳐 영남대학교 축산대학원을 졸업(농학석사)했다.

어릴 때는 한때 돈 없고 수단도 없는 아버지가 늘 불만이었지만 중년을 넘어 다시 돌이켜본 아버지는 누구보다도 자식들에게 산 교육을 가르쳐온 스승이었다고 홍 위원장은 당시를 떠올렸다.

부친은 환갑이 넘어서 컴퓨터와 영어공부를 시작하시고, 칠순때 인터넷을 넘나들며 디지털 카메라와 배낭여행을 즐기시며, 팔순에도 충치 하나 없는 건강과 매사에 변함없는 열정을 보여주고 계신다고 한다.

홍 위원장은 아버지가 거실 벽에 붙여놓은 ‘修己治人(수기치인·내 몸을 닦아 남을 교화함)’의 의미를 이제야 비로소 깨닫는다고 했다.

공군병장(병 340기)으로 만기 전역한 그는 1996년까지 현대자동차 영업과장으로 재직하다 “고향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서울 생활을 접었다.

고향으로 내려가면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친환경농업의 기초가 되는 토양미생물과 관련된 사업을 하고 싶었다. 미생물을 배양해 친환경 농·축산물을 생산한다는 개념을 사업에 적용, 낙향한 그해 바로 한국이엠산업㈜을 설립했다. 친환경제품인 음식물찌꺼기 발효제, 축산용 사료첨가제, 농업용 미생물비료 등을 생산하는 한국이엠산업㈜은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널리 알려진 ‘EM’을 생산하는 회사다.

어려운 시기를 거쳤지만 사업이 자리를 잡고 인맥이 쌓이자 주변이 그를 놔두지 않았다.

주변의 정치입문 권유로 창업 15년 만인 2010년, 제9대 경북도의회에 입성했으며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회사는 도의원으로 입성하던 그해 함께 일하던 친지에게 넘겨주고 정리했다.

홍 위원장은 처 정혜란(52), 장남 성윤(26), 차남 영균(24) 등 가족들에게는 항상 빚진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했다.

서울 생활을 마감하고 낙향을 결심했을 때 처자식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사건이었지만 믿고 따라준 게 큰 힘이 됐다.

홍 위원장은 “아내는 언제나 나의 가장 열렬한 지지자며 보좌역이었다”고 했다.

2010년 처음 도의원 출마를 결심했을 때도 흔쾌히 허락한 점에도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당시 홍 위원장은 “낙선하면 가족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하고 당선이 된다면 지역을 위해 뛰어야하니 가족에게는 소홀해 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미리 이해를 구했다.

“잃을 것 없다”는 자세로 자타가 공인한 깨끗한 선거를 치러 주민들에게 당당할 수 있었고 신나고 즐거운 선거를 한 끝에 도의회에 입성하게 됐다.

홍 위원장은 “가족과 나는 도의원이 인생의 목표가 아니라 보람있는 경험이라는 생각으로 즐겁게 일하고 있다”면서 “이런 의정활동의 기본방침은 가족들의 응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고 거듭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편, 향후 의정활동 방향과 관련해 홍 위원장은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도 2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지방분권 실현과 완전한 지방의회제도 정착을 위한 제도적 기반은 턱없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지방자치를 가로막고 있는 지방자치법 전면개정과 함께 수도권과 중앙에 맞서 지방간의 연대활동을 전개해 나가는 데 경북도의회가 중심에 서도록 작은 밀알이 되겠다”고 손가락을 걸었다.

김상만기자 ks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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