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朴 두 전직 대통령, 희비 엇갈린 하루
盧·朴 두 전직 대통령, 희비 엇갈린 하루
  • 강성규
  • 승인 2017.05.2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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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탄생 이어
盧 8주기 ‘정치적 부활’
朴 ‘국정농단 주범’ 지목
탄핵 맞고 법정 첫 재판
박근혜-최순실
나란히 피고인석 앉은 박근혜·최순실 삼성 등 대기업에서 총 592억원의 뇌물을 받거나 요구·약속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2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에 나란히 앉아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현대사의 비극 중 하나인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년인 23일, 전직 대통령들의 ‘엇갈린 운명’이 눈길을 끌었다.

노 전 대통령이 지난 2009년 친인척 뇌물비리 혐의가 드러나 스스로 목숨을 버린 뒤, 지난 보수정권 집권기간 동안 ‘친노’들은 절치부심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사건으로 자멸하면서 앙앙불락하던 ‘친노’들은 기사회생했다.

‘동지’ 문재인이 촛불민심을 등에 업고 대통령이 됨에 따라 정치적으로도 ‘폐족’신세에서 벗어나 부활했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은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에다 콘크리트 지지층을 기반으로 ‘선거의 여왕’으로 추앙받다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돼 지난 3월10일 헌정사상 최초의 ‘파면 대통령’이 됐다. 전두환·노태우에 이어 3번째 구속된 전직 대통령이 됐고 노 전 대통령 기일인 이날 뇌물죄 등 국정농단 관련 혐의로 법정에 출두해 첫 재판을 받았다.

이날 노 전 대통령 추도식은 참여정부를 계승한 문재인 정부 출범과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에 대한 기쁨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이 이루지 못한 국가개혁을 반드시 완수해 성공한 정부가 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넘쳤다. 지난 7년 동안 줄곧 슬픔과 그리움이 가득했던 추도식 분위기와 사뭇 달랐다.

이전 추도식에선 민주·진보진영 내에서도 ‘골수 친노’ 인사와 지지자들만 참석했고 보수 진영 참석자들에게 강한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추도식은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를 제외한 보수·진보 정당 지도부,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한 주요인사들이 모두 참석해 ‘노무현 정신’으로 화합과 통합을 이끌겠다고 다짐하는 등 정권교체가 실감났다.

반면 국정농단 관련 첫 공식재판에 출두한 박 전 대통령에겐 ‘괴로운 하루’였다.

이날 오전 10시께 시작돼 세 시간 가량 진행된 첫 공판에서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공범’인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은 처음으로 한 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특유의 ‘올림머리’를 한 채 초췌한 얼굴로 법정에 들어선 박 전 대통령은 검찰이 제기한 18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이날 서울구치소 앞에는 지지자 100여 명이 나와 박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했다.

한편 9년만의 정권교체로 이명박 전 대통령도 심기가 매우 불편한 처지가 됐다. ‘참여정부’와 구원이 많은 터에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이명박 정부의 상징적 사업인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책감사 실시를 지시했다.

청와대는 정책감사가 과거 ‘보수정권 지우기’, ‘특정인사에 대한 정치보복’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으나, 문재인 정부의 4대강 감사가 ‘설렁설렁’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강도 감사로 4대강 사업과정에서 문제나 비리가 들어날 경우 4대강과 함께 자원외교와 방위산업 비리, 이른바 ‘4자방 수사’로 이어져 이명박 정부의 핵심인사를 넘어 직접 이 전 대통령에게로 수사의 칼날이 향할 수도 있다.

강성규기자 sgk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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