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위, 설득 않고 호텔서 회의
영주 “불공정 사례 다수 발견”
구미 “조사 과정서 중대 오류”
김천 “불법 운동·공천 조작극”
자유한국당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심사 결과에 불복, 예비후보자와 지지자들이 경북도당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는가하면 단식, 고소·고발은 물론 탈당과 무소속 출마가 이어지는 등 갈수록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 기초단체장 공천을 위한 경선 여론조사가 불공정하게 이뤄졌다는 항의가 빗발치자 경북도당 공관위가 일부 지역 여론조사를 다시 실시해 여론조사 경선에 대한 불신(不信)까지 함께 높아지고 있다.
경북도당 공관위는 지난 21일~22일 영주시장 후보 공천을 위해 박남서·박성만·장욱현·최영섭 예비후보를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했지만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면서 결과를 발표하지도 못하고 다시 실시키로 했다. 이는 영주지역 당원 등 150여명이 지난 23일 오후 한국당 경북도당을 찾아 여론조사 과정에서 공정하지 못한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며 강력히 항의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불공정 사례로 설문 중 일방적으로 조사가 종료됐고 시민 상대 여론조사 가운데 특정 후보 이름을 누락시켰는가 하면 당원 상대 여론조사에서는 질문 일부가 누락된 사례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때문에 공관위가 내린 재 여론조사 결정은 다른 지역의 경선 여론조사 결과 신뢰성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경북도당 공관위는 지난 21일 구미시장 후보 경선에서 김석호·김봉재·이양호·허복 후보 4인을 상대로 컷오프 여론조사를 실시해 이양호·허복 예비후보 2명을 최종 경선대상자로 결정했다. 그러나 김석호·김봉재 후보는 19일~20일 양일간 실시된 컷오프 여론조사가 중대한 오류가 있고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이뤄졌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여론조사 재실시를 주장하고 나섰다.
김천시장 후보 경선 여론조사 과정에서는 ‘불법 선거운동’과 ‘공천 조작극’이란 격한 용어를 동원한 고발장이 김천시선관위와 경북도당, 해당지역 당협위원장에게 접수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특히 경선에서 탈락한 최대원 후보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 전날 밤 당협위원장과 경북도지사 후보인 이철우 의원으로부터 축하전화까지 받았다”며 “3살 난 어린아이도 이해할 없는 여론조사 결과와 공천 심사과정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또 3선에 도전하는 최양식 경주시장을 공천 여론조사에서 배제한 채 이동우·주낙영·최학철 등 세명의 후보들만을 대상으로 경선을 벌이기로 하자 최 시장의 지지자들이 지난 10일 경북도당을 점거하고 보름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북도당 공관위는 이들에 대한 설득 없이 지난 10일 이후 경북도당을 떠나 대구 인터불고 호텔, 라온제나호텔, 수성호텔 등으로 장소를 옮겨가며 공관위 회의를 진행, 그 결과는 별도의 브리핑도 없이 보도자료로 대체하고 있다.
경북도당 관계자는 “역대 선거에서 지금처럼 공관위가 밖으로 떠돌며 깜깜이 공천심사를 진행한 적이 없다”며 “이때문에 공천관리위원회가 아니라, 공천‘난리’위원회가 됐다는 비난이 비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오·홍하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