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노믹스’ 비판 수용 ‘쇄신’ 다졌다

靑 경제·일자리 수석 교체 배경

청와대가 26일 홍장표 경제수석과 반장식 일자리수석을 교체하면서, 그간 제기돼 온 일자리·최저임금 등을 중심으로 한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을 수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일자리수석, 경제수석, 시민사회수석(사회혁신수석) 등 3곳의 수석급 참모를 교체하면서 일자리수석에 정태호 현 정책기획비서관을 승진임명했고, 경제수석에는 기획재정부 출신 윤종원 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특명전권대사로 결정했다.

홍장표 수석의 J노믹스(문 대통령 이니셜 중 가운데 글자인 J+이코노믹스 합성어) 핵심은 ‘소득 주도 성장론’이다. 임금 인상 등을 통해 저소득층의 소득을 끌어올리면 소비가 촉진돼 경제가 성장한다는 이론인데, 그 실효성이 제대로 검증되기도 전에 경질 대상이 된 것이다.

이 이론의 뿌리는 국제노동기구 소속 좌파 경제학자들이 주장한 ‘임금 주도 성장론’(Wage-led Growth)이고,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자 근로자 임금을 끌어올려 수요 부족 문제를 해결하자는 참신한 아이디어였지만, 인구통계학적 속성보다 더 단순한 기술통계에 근거한 경제정책을 폈다는 혹평을 받고 있기때문이다.

예컨대 남녀·연령·학력 등 변수를 제거하면서도 계급층과 피계급층의 노력·양심에 따른 소득분배를 해소하는 동시에 이를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두 변수를 강조한 취지와 달리 실제 결과는 정반대로 흘러갔다는 평가였다.

반장식 일자리 수석도 같은 맥락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그동안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을 이끈 청와대 인물은 장하성 정책실장, 홍장표 경제수석, 김현철 경제보좌관 등 모두 교수 출신이면서 진보진영 내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고, 일각에서는 한국 사회를 검증되지 않은 가설의 실험장으로 만들었다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이번 인사는 경제수석에 윤종원 주 OECD 특명전권대사와, 일자리수석에 정태호 정책기획비서관을 임명하면서 그동안 비판을 받았던 경제 분야의 쇄신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윤 신임 수석은 기획재정부와 그 전신인 재정경제부에 몸담던 시절 거시 경제정책을 다루는 부서에서 장기간 근무했다.

재정경제부 종합정책과장을 거쳐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이 한창이던 2009년 초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을 맡았다.

정태호 신임 비서관은 16대 대선 직후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대변인, 정책조정관, 기획조정비서관을 거쳐 민주통합당 정책위 부의장을 지낸 정책통으로 알려졌다.

최대억기자 cd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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