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당선자 여성 20%…여전한 ‘유리천장’
대구 당선자 여성 20%…여전한 ‘유리천장’
  • 채영택
  • 승인 2018.06.18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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地選 단체장 후보 2명 모두 낙선
광역·기초의원 138석 중 28석
여성 비율 늘었으나 소폭에 그쳐
경북도 전체 301석 중 31석 불과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약진하면서 TK(대구·경북) 지역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는 등 TK의 지방정치 지형이 변하고 있음을 확인했지만 여성이나 청년 등 정치 신인에게는 여전히 정치 문턱이 높기만 했다.

1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대구·경북지역 여성 광역·기초단체장은 한 명도 없었다.

대구에서는 6·13 지방선거에 총 58명의 여성 후보가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에 도전했다. 이 가운데 광역·기초의원으로 28명이 그나마 ‘유리천장’을 뚫고 당선됐다. 여성 당선자는 전체 138자리 중 28자리(20.2%)를 차지했다. 지난 임기 대비 여성 정치인 비율은 늘었지만 소폭 증가에 그쳤다.

기초단체장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윤선진 후보, 대한애국당 조화영 후보 등 두 여성 후보가 각각 서구청장, 동구청장에 도전했으나 낙선했다. 대구 여성 광역의원 당선자의 경우 1명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제8대 대구시의원에 이름을 올린 여성 당선자는 이영애(달서구 제1선거구·자유한국당)·윤영애(남구 제2선거구·자유한국당)·황순자(달서구 제4선거구·자유한국당)·배지숙(달서구 제6선거구·자유한국당)·김혜정(북구 제3선거구·더불어민주당) 등 총 5명이다.

제8대 대구지역 8개 구·군의회를 구성할 여성 당선자는 지난 선거에 비해 불과 2명(1.8%) 늘었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 대구지역 기초의원 당선자 총 102명 중 여성은 23명, 비율은 22.5%다. 지난 제6회 지방선거에서 대구지역 기초의원 당선자는 총 101명, 여성 당선자는 21명(20.7%)이었다. 구·군별로 살펴보면 여성 의원 당선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달서구의회로 총 21명 중 5명이다. 여성 당선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42%(총 7명 중 3명)를 기록한 남구의회다.

경북지역은 여성 기초단체장 후보 조차 내지 못했다. 경북의 경우 청년층은 당선자를 내지 못한 것은 물론, 후보도 30대는 구미시장 선거에서 단 한 명만 나왔고, 40대 후보도 겨우 7명에 그쳤다. 이는 전체 후보 81명의 9.87%에 불과한 수치다.

경북도의원의 경우 여성 당선자는 전체 당선자 54명 중 3명에 머물렀다. 경북도의원에 이름을 올린 여성 당선자는 박차양(59·경주시 제2선거구·한국당), 남영숙(57·상주시제1선거구·한국당), 임미애(51·의성군제1선거구·민주당) 등 3명이다. 특히 임미애 당선자는 민주당 간판의 최초 여성 경북도의원이다. 임 당선자는 전체 유효투표수의 35%에 달하는 6천217표를 득표해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경북도의원은 3명의 당선자와 비례대표 여성 의원 4명을 포함해도 7명으로 10명을 넘지 못했다.

청년 당선자는 전체 54명 중 9명(16.66%)으로 역시 10명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들은 모두 40대 당선자로, 30대는 한 명도 없었다.

경북지역 기초의원의 경우 전체 247명 중 여성 당선자는 28명 뿐이다. 지역별로는 구미시가 4명의 여성 당선자를 배출해 가장 많았으며, 포항시 북구, 상주시, 경산시 등이 3명으로 뒤를 이었다. 그나마 기초의원의 경우 다양한 연령의 당선자들이 나왔다. 20대 1명, 30대 5명, 40대 40명의 기초의원 청년 당선자가 당선되면서 경북 지역의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

지역 정가에서는 “유권자들의 인식과 시대 흐름이 변함에 따라 다양한 계층이 정치에 입문하게 됐지만 여전히 남성 중심으로 꾸려진 지방 정치의 특성과 미흡한 제도적 장치 등으로 이번에도 여성과 청년 등의 정치신인들이 견고한 유리천장을 깨지는 못했다”고 분석했다.

전국적으로도 여성 후보들의 성적은 저조했다. 지방선거 당선자 총 4천16명 중 여성은 1천43명(25%). 전국 광역단체장 17개 자리에 여성은 한 명도 진출하지 못했다. 제1회 지방선거가 시행된 이후 23년 동안 여성 광역단체장은 등장하지 않고 있다. 기초단체장의 경우 전국에서 8명의 여성 후보가 당선, 9명이던 지난 6회 선거 결과보다 1명 적다.

여성 당선자 비율이 20%대에 머물면서 여성의 정치계 진입 문턱은 여전히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말 일어난 ‘미투’ 물결의 여파로 ‘페미니즘’이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지만 선거에까지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다.

한편 선거에 앞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페미니즘 운동이 일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은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31일부터 선거 당일인 지난 13일까지 SNS 이용 시 ‘#투표용지에_여성 정치인’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여성 후보에 투표할 것을 독려했다.

정은빈·홍하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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