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쾌한 솔숲과 물 좋은 온천 ‘여기가 낙원일세~’
상쾌한 솔숲과 물 좋은 온천 ‘여기가 낙원일세~’
  • 김지홍
  • 승인 2017.09.03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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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덕구보양온천마을
국내 유일 자연용출온천 ‘덕구온천’
신경통 등 각종 질환에 탁월한 효과
피로 풀어주는 힐링쉼터로 입소문
주변 계곡에 4㎞ 트레킹 코스 조성
형제폭포·선녀탕 등 볼거리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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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 덕구2리는 강원 삼척을 경계로 이룬 응봉산 자락 아래 있는 마을로 피로를 풀어주는 온천과 산림, 바다의 향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자연 용출 온천으로 ‘덕구온천’이 대표 관광지다. 마을은 덕구보양온천마을이라고도 불린다. 드론 촬영

600여년 전 고려 말기 사냥꾼들이 응봉산(매봉산)에서 한 멧돼지를 쫓고 있었다. 그런데 상처를 입고 도망가는 멧돼지가 한 계곡물에 몸을 담그더니 갑자기 생생해져 달아나버렸다. 놀란 사냥꾼들이 동네로 돌아와 주민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주민들은 피부 상처를 치료해주는 온천수 주위에 자연석을 쌓아 노천 온천탕을 만들었다.

이는 오늘날 경북 울진군 북면 덕구2리 ‘덕구온천(德邱溫泉)’의 전설이다. 덕구2리는 덕구보양온천마을이라고도 불린다. 강원도 삼척을 경계로 이룬 응봉산 자락 아래 있는 마을이어서 울창한 숲과 탁 트인 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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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산림·바다, 3浴 힐링

울진군은 동해안 제일의 관광·휴양지로 꼽힌다. 특히 덕구2리는 피로를 풀어주는 온천과 산림, 바다의 향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마을이다.

덕구2리의 대표 관광지는 덕구온천이다. 덕구온천은 자연 용출 온천으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다. 태백산맥의 주 능선을 이루는 응봉산 남쪽 자락, 동해안 국도 7호선에서 8㎞ 서쪽에 자리잡고 있다. 태백산맥이 만들어낸 깊은 협곡과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원시산림이 가장 큰 매력이다.

덕구온천은 주민들이 손으로 직접 돌을 쌓아 노천 온천탕을 만들고 통나무 집을 지어 관리해왔다. 당시 천막 하나만 두르고 남녀탕을 나눠 몸을 담궜다. 이후 1979년 덕구온천 측이 군으로부터 개발승인을 받아 계곡을 따라 송수관을 설치해 온천수를 개발했다. 온천은 자연적으로 솟아난 온천수여서 특별한 동력 장치는 없다. 소규모 노천탕은 종합 온천장으로 갖춰졌으며, 주변에는 지상 2층짜리 관광호텔 덕구온천리조트도 세워졌다. 1983년 10월 덕구온천 일대는 온천지구 군립공원으로도 지정됐다. 1984년 홍수로 온천이 일부 유실되면서 1991년 리모델링한 뒤 재개장했다. 덕구온천리조트는 현재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로 관광호텔과 대온천탕·스파월드·한식당 등의 다양한 편의 시설을 갖춘 종합 온천휴양지로 발전했다.

덕구온천의 하루 용출량은 약 300t, 수온은 43℃이다. 약알칼리성 온천수로 칼륨·칼슘·철·염소·중탄산나트륨·마그네슘·라듐·황산염·탄산·규산 등 인체에 좋은 다양한 천연성분이 함유돼있다. 원수를 데우거나 식히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다. 이 원수는 2~3개월 동안 가두어 놓아도 침전물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수질이 좋다. 신경통·류마티스성 질환·근육통·피부 질환·여성의 피부 미용 등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아토피성 피부 등으로 고생하는 아이와 함께 온 가족단위 관광객들로 붐빈다. 지난 2015년 12월 행정자치부로부터 ‘경상북도 제1호 국민보양온천’으로도 지정·고시됐다.

온천 주변 덕구계곡에는 4㎞ 남짓한 트레킹 코스가 마련돼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프랑스의 노르망디교·호주 시드니의 하버브릿지·서울의 서강대교·경주 불국사의 청운교·백운교 등 세계적인 교량 12개가 축소된 형태로 놓여 있다. 세계 명소를 하나씩 지나면서 형제폭포·옥류대·선녀탕·용소폭포 등의 자연이 빚은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산책로를 걸으면 온천의 열기와 숲의 냉기가 근육을 자극한다. 나무가 주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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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가 그려진 마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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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주는, 행복마을

덕구2리는 온천을 찾은 사람들에게 행복과 기쁨을 주는 마을이다. 마을은 2015년 경북도가 주관한 행복마을만들기 사업에서 14번째 ‘행복마을’에 선정됐다.

마을에는 현재 80세대, 100여 명이 산다. 평균 연령은 70세 정도다.

마을 주민들은 개발된 온천의 역사를 고스란히 기억한다. 마을에서 만난 한 주민은 “초등학교 때 소풍을 하면 꼭 온천을 하러 갔지예. 계곡 저쪽에 철광이 있었는데 광부들도 많이 왔다 캅니더. 원탕 가는 길에 좌우로 보면 2m 정도 돌탑이 쌓여있는데, 의술이 안 좋았던 옛날에는 나병(한센병) 환자들이 씻고 찜찔하던 자리라 카데예”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덕구계곡의 옛 노천탕 자리는 수차례 태풍과 홍수로 벽과 물을 대는 파이프 등 흔적만 남은 상태다.

온천의 개발로 마을에는 식당과 숙박 시설이 많이 들어섰다. 하지만 일부 시설을 운영하는 주민들을 제외한 대부분은 주로 다목적 농사를 짓는다. 최근에는 산기슭에 자라는 자연산 송이를 채취해 판매한다.

주민들은 신선놀음이 따로 없는 덕구2리를 진정한 자연휴양림으로 추천한다. 묵은 피로를 가시게 할 온천수에서 실타래 마냥 뒤엉킨 어지러운 마음도 모두 녹아내린다고 한다. 이번 가을 여행은 몸과 마음의 보양이 될 덕구보양온천마을로 떠나보면 어떨까.

글=김지홍·김익종기자

사진=전영호기자

금강소나무숲길
금강소나무숲길

◇금강소나무숲길

금강소나무숲길은 산림청이 국비로 조성한 1호 숲길이다. 현존하는 금강소나무 원시림 보존지역 중 대표적인 곳이다. 수백년 된 금강소나무의 피톤치드로 지친 몸과 마음에 건강과 활력을 불어넣는 에코힐링을 즐길 수 있다. 숲해설 생태학습 프로그램 등 숲길탐방서비스도 운영된다. 탐방객들에게 지명 유래·전래 구전 전설, 나무 이름과 특징 등을 설명해준다. 숲길은 총 4구간이 있는데, 옛 보부상이 넘나들면 고개(1구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쌍전리 산돌배나무(천년기념물 408호, 2-1구간), 금강송군락지(3구간), 600년 된 보호수 대왕소나무 코스(4구간) 등으로 구성돼있다.

◇불영사

불영사는 아늑하고 고풍스러우면서도 정갈한 신라시대 사찰이다. 여성스님들만 있는 비구니 사찰로, 원래 불귀사(佛歸寺)였다. 불영사는 응진전(보물 제730호)·대웅보전(보물 제1201호)·영산회상도(보물 제1272호)·삼층석탑(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35호)·양성당 부도(문화재자료 제162호)·불영사 불연(佛輦,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397호)·불영사 불패(佛牌,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398호) 등 문화재가 많다.

◇성류굴

경북 울진군 근남면 구산리 성류굴(천연기념물 155호)은 석회암 동굴이다. 성류굴은 남북으로 총 연장 870m 정도 뚫어져 있으며, 기묘한 석회암들이 마치 금강산을 보는 듯해 ‘지하금강’이라 불리기도 한다. 2억5천만년 전에 쌓인 동굴로 추정된다. 성류굴은 영양군 수비에서 발원한 물과 매화천이 합류해 굴 앞을 흐른다. 불영계곡을 돌아온 광천을 만나 왕피천을 이루고 망양정이 있는 동해로 들어간다. 이곳에선 신라 신문왕의 아들 보천태자가 수도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망양정
망양정

◇망양정

망양정(望洋亭)은 관동팔경(關東八景)의 하나다. 망양정은 성류굴 앞으로 흘러내리는 왕피천을 끼고 동해의 만경창파를 한 눈에 굽어 볼 수 있는 언덕에 세워져 있다. 숙종은 이 경치가 관동팔경 중에서 제일 가는 곳이라해 ‘관동제일루’라는 친필의 편액을 하사했다. 숙종과 정조가 친히 지은 어제시와 정추(鄭樞)의 망양정시, 정철(鄭澈)의 관동별곡초, 채수(蔡壽])의 망양정기 등의 글이 전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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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구온천은 최고의 온천수죠. 자연 용출로 올라와서 좋지 않을 수가 없어요.”

울진군 북면 덕구2리 김병하(74·사진) 이장은 덕구온천이 나무 판자로 지어졌던 임시 노천 온천탕이었을 때부터 숙박 시설이 들어서고 온천휴양지가 되기까지 온천마을의 변화상을 두 눈으로 직접 지켜봐왔다. 김 이장은 덕구온천에 대해 “어릴 적에는 매봉산 골짜기까지 걸어가서 목욕을 하고 왔었다. 전국에 많은 온천이 개발돼 있지만 덕구온천은 자연 그대로 올라오는 원수여서 차원이 다르다. 목욕을 하고난 후 느낌이 완전 다르다”고 자랑했다.

김 이장은 ‘온천을 한번도 다녀가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다녀간 사람은 없다’고 자랑했다. 그는 “한 포크레인 기사가 부모님을 모시고 다른 지역의 온천을 자주 다녔는데 덕구온천이 좋다해 한번 왔더니 그 이후로 부모님이 덕구온천에 계속 데려다 달라고 했다고 한다”며 “그만큼 목욕을 하면 몸과 마음이 좋아져 자주 찾게 된다는 얘기다. 주말이 되면 서울과 인천·경기 등에서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덕구온천이 유명세를 탈수록 주민들의 고민도 늘고 있다. 독점적인 성격의 온천시설 사업 구조와 군립공원 지정으로 40년 가까이 마을 전체가 발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 체제에서 벗어난 낙후된 리조트 시설과 개발되지 못한 볼거리·즐길거리 한계로 관광명소로까지 연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 이장은 “관광지로는 이미 많이 알려졌지만, 관광명소화되기엔 한계가 많다”며 “좋은 인프라를 활용해 보다 체계적인 서비스로 경쟁력있고 활기 있는 마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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