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단시간 지혈 등으로
환자 상태 안정시킨 후
근본적 치료 시행하는
‘손상통제수술’ 주목
외상(trauma)환자들 대부분은 예상치 못했던 사고에 의해 갑작스런 건강의 심각한 상태를 맞이하게 된다.
특히나 다발성 외상 환자의 경우 심각한 대량출혈이 발생하게 되고 발생 초기에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 응급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복부손상에서는 간이나 비장과 같은 고형장기 손상에 의한 것뿐만 아니라, 드물게 대동맥이나 대정맥 복강 동맥 등의 혈관 손상에 의해 출혈성 쇼크가 발생할 수 있게 된다.
출혈성 쇼크가 의심되는 환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에 출혈 부위를 찾아 지혈하는 것으로, 수술이나 영상의학적 중재술을 통해 지혈을 한다. 과거에는 고전적인 외과적 수술을 통해 지혈하고 손상된 장기를 절제하는 수술을 시행했으나, 최근에는 손상통제수술(damage control surgery)을 통해 최단 시간에 응급지혈을 하고 중환자실에서 환자의 상태를 안정시킨 후에 근본적인 치료를 시행하는 방향으로 개념이 변화되고 있다.
외상환자는 대량 출혈로 인해 다량의 수액 및 혈액 공급을 필요로 하게 된다. 이때 대량수혈에 따른 체온의 저하, 전신 순환 저하에 따른 조직의 허혈 및 산증, 응고 인자의 소모에 인한 응고 장애가 나타나며, 산증, 저체온증 등은 응고장애를 악화시켜 지속적인 출혈을 발생시키고 결국 대량출혈에 의해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이같은 외상성 출혈로 인해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의 환자에게 고전적으로는 응급개복 하에 출혈 부위에 대한 완전한 치료를 시행해 왔다. 그러나 오랜 시간의 수술, 과도한 수액 공급 및 혈액 제재사용은 응고장애를 더욱 악화시키게 되며 지혈이 일어나지 못하게 해 결국은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키는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최근에는 외상성 출혈이 발생한 환자를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일차적으로 지혈을 하고 손상부위가 광범위하거나 결찰술(밴드나 링 따위로 난관이나 정관, 동맥 따위를 묶는 수술법)을 시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임시적으로 수술거즈의 패킹을 시행하여 압박에 의한 지혈을 시킨다. 이후 복부는 임시로 폐복하고 중환자실에서 산증과 저체온증, 응고장애를 적극적으로 교정하여 환자의 상태를 안정화시킨 후 단계적으로 수술을 시행하는데, 이를 ‘손상통제수술’이라 한다.
34도 이하의 심한 저체온증, PH 7.2 이하의 심한 산증을 보이는 경우, 적혈구 수혈을 4L 이상해야 하는 경우, 수술 중 응고장애의 소견이 있는 경우에는 손상통제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남승렬기자 pdnamsy@idaegu.co.kr
도움말=이효준 동산병원 외상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