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빠진 대구 ‘이 빠진 메디시티’ 될라
힘 빠진 대구 ‘이 빠진 메디시티’ 될라
  • 김종현
  • 승인 2018.05.06 19:2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치의학진흥원 설립 ‘하세월’
대구, 2013년 가장 먼저 추진
이후 광주·부산·천안 등 가세
5개 유사법안 제출된 상황
정권교체로 힘겨워진 대구
자칫 실세지역에 뺏길 수도
대구를 의료산업도시로 만들기 위해 대구시가 한국 치의학융합진흥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다른 도시들이 잇따라 경쟁자로 나서고 있는데다 독립적인 출연기관 설립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로 6년째 시간만 보내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2013년 치의학관련 연구원 유치타당성조사에 들어가 추진위원회까지 발족하고 2015년 지역 국회의원 등 총 28명의 발의로 ‘한국치의학융합진흥원’을 대구에 설립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당시 논의만 계속하다 회기종료로 법안이 폐기됐다. 이후 지난 2016년 20대 국회가 개원한 뒤 한국당 강효상 의원 등 지역의원 10명의 발의로 과학기술위원회에 ‘과기출연기관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치의학 진흥원(연구원)을 설립해 의료산업도 발전시키고 관광사업도 육성하려는 다른 도시들이 해당지역 국회의원을 동원하면서 현재 비슷한 법안 5개가 20대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제출 법안을 보면 충남 천안의 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보건복지위원회에, 광주 민주평화당 김경진 의원은 과학기술위원회에, 부산의 한국당 유재중 의원은 복지위원회에 관련 법안을 제출해 각각 심의하고 있다.

정부는 이처럼 각 지역이 대립하고 있는데다 정권이 바뀌면서 대구에 힘을 실어줄 이유도 없어져 대구가 처음 제안한 치의학융합진흥원이 다른 지역으로 넘어갈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고있다. 정부는 “한번 출연연구원이 만들어지면 계속 인건비가 투자되어야 하고 해당 산업에서 연구원이 그만한 시너지를 낼 것인지 확신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정부의 입장에 따라 현재 대구에 있는 한국뇌연구원도 독립된 기관이 아닌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부설기관으로 남아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정부가 주저하는 사이 치과의사협회도 독립된 별도재단으로 치의학진흥원을 만들 것인지, 법안을 분리해 서울·대구·오송·광주·대전에 각각 지역으로 쪼갤 것인지, 아니면 대구와 오송의 첨복재단내에 하나의 부서로 갈 것인지 치과종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광주, 천안 등 각 당의 실세지역에다 부산까지 가세해 인구수, 균형발전 논리, 서울이 가깝다는 논리까지 내세우고 있다”며 “정치가 개입되면 어떤 논리도 끼어 들수 없어 결국 어느안이 채택될 지는 모르지만 대통령이 나서서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지역 관광업계와 대구시는 관련법안을 맨 처음 제안할 만큼 치과의료기기 기술이 발달한 대구를 국내 치과산업의 메카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러시아, 중국 등지의 의료관광 수요를 흡수해 실질적인 의료관광도시로 대구가 나아갈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이 미래창조과학부의 ‘차세대 치아조직 재생기술 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됐으며 대구의 의료기기 산업 매출액 중 치과의료기기 매출액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지역 의료관련 251개 기업 가운데 치과 관련 기업이 22%에 달하고 있다.

김종현기자 oplm@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