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1시 30분부터 장사진
업주들 “간만에 장사할 맛 나”
식용견 등 일부업종 발길 ‘뚝’
삼복 중 첫 번째 날인 초복을 맞아 보양식 골목은 보신을 하려는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시민들은 더운 날씨에도 뜨거운 음식을 먹는 ‘이열치열’ 방식으로 불볕더위에 맞섰다.
17일 오전 대구 중구 장관동 약전골목 한 거리. 삼계탕을 주요 메뉴로 판매하는 음식점이 모인 이 거리는 식당을 찾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오전 11시 30분부터는 음식점마다 제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쳤다. 한 음식점에는 대기자가 20여명에 달해 입구 앞에 긴 줄이 생기기도 했다.
딸과 함께 삼계탕을 먹으러 온 이재우(58)씨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20분 째 기다리고 있다”며 “올 여름이 예년보다 더운 것 같은데 초복에 점심을 든든하게 먹으면 여름을 건강하게 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복날마다 ‘반짝 대목’을 누린다고 전했다. 장관동 한 삼계탕 음식점 점원 황보 모(여·56)씨는 “날씨가 더우면 사람들이 뜨거운 음식을 잘 찾지 않는데 복날만 되면 너무 바쁘다. 삼복 중에도 초복이 가장 바쁜 것 같다”며 “평소 매출의 2~3배 정도로 뛴다”고 했다.
보신탕 골목도 간만에 활기를 띄었다. 이날 낮 12시 30분께 대구 북구 칠성동 칠성시장에서 염소탕과 개장국 등을 취급하는 보신탕 음식점들은 식사를 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북구 칠성동 한 보신탕 음식점 점주 이 모(여·63)씨는 “사람이 많이 오가니 장사할 맛이 난다”면서도 “초복이면 매출이 나아지긴 하지만 예전 같지는 않다. 요즘 보신탕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손님 중 젊은 사람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와 달리 냉면 등 차가운 음식을 찾는 사람도 상당수였다. 같은 날 대구 중구 교동 한 음식점에는 냉면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오전 동안 끊이지 않았다.
직장인 성연욱(여·31)씨는 “초복이라고 해도 이렇게 더운 날에는 시원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며 “날씨가 더워지면서 냉면이나 물회 등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자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식용견 등을 판매하는 건강원과 식육점 등 일부 업종은 과거와 달리 ‘초복 특수’를 비껴갔다. 칠성동 한 식육점 점주 조 모(여·71)씨는 “복날이라고 해도 식당에만 사람이 좀 있지 다른 곳은 파리만 날린다”며 “예전에는 복날이면 건강원과 식육점을 찾는 사람이 제법 많았는데 몇 년 전부터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고 토로했다.
한편 삼복은 초복, 중복, 말복을 뜻한다. 올해 중복은 오는 27일, 말복은 다음달 16일이다.
정은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