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환자 흉기에 숨져
평소 성실한 공직생활 귀감
동료 경찰관 안타까움 더해
지난 8일 경북 영양에서 조현병을 앓는 40대 남성에게 흉기에 찔려 숨진 김선현(51) 경위의 모범적인 공직 생활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김 경위는 1992년 3월 순경으로 안동경찰서에서 첫 근무를 시작, 2014년 6월 경위로 승진한 뒤 순환 보직으로 1년 동안 영양경찰에서 몸담았다. 이듬해 안동경찰서로 다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 1월 23일 영양경찰서 근무를 자원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경위는 26년 동안 공직 생활을 하면서 경찰청장 표창 등 모두 14차례나 상을 받았다.
김 경위는 평소 성실한 근무 태도를 보인 데다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아 동료들 사위에서도 귀감이 됐다. 이런 경찰관이 허무하게 유명을 달리하면서 동료 경찰관들의 안타까움은 배가 되고 있다.
김 경위는 지난 8일 경북 영양군 영양읍 동부리 소재 한 주택가로 출동했다가 무방비 상태로 변을 당했다.
김 경위는 함께 출동한 오모(53) 경위와 소란을 피우던 A씨를 제지했다. 그러다 A씨가 갑자기 휘두른 흉기에 목 부위를 크게 다쳤고, 닥터헬기로 안동병원에 후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오모 경위도 A씨가 던진 화분에 머리를 맞아 피해를 입었다.
사건 직후 경찰관이 습격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인근 파출소에서 10여 명의 경찰관이 출동, A씨를 테이저건으로 제압해 붙잡았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2011년 1월께 말다툼을 벌였던 환경미화원을 폭행해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몇 달 사이에도 여러 차례 소란을 피워 경찰이 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영양경찰서는 9일 대낮 집에서 소란을 피우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A(4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경찰은 고(故) 김 경위에 대해 1계급 특진과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하기로 했다. 10일 영양군민체육관에서 경북지방경찰청장장으로 영결식을 가질 예정이다. 시신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이재춘·윤주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