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비산동 옛 대영학원 부지 ‘밥그릇 싸움’ 논란
서구 비산동 옛 대영학원 부지 ‘밥그릇 싸움’ 논란
  • 정민지
  • 승인 2014.10.2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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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째 방치되다 최근 팔려

마트 입점설에 상인들 반발

비대위 핵심 인근 마트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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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대구 서구 비산동 옛 대영학원 부지에 식자재마트 입점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최근 대구 서구 비산동 옛 대영학원 부지가 개인에게 매각되면서 이 자리에 식자재 마트가 들어선다는 소문과 함께 인근 상인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하지만 문제를 제기한 비상대책위원회에 인근 마트업주가 포함되는 등 사실상 밥그릇 싸움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8년 LH가 매입한 대영학원 3천500㎡ 부지는 6년가량 주인을 찾지 못하고 사실상 방치돼 있었다. 역세권에 가깝고 유동인구도 적잖아 입지조건이 좋은 편이었지만 60억원에 이르는 부지매입비 부담으로 대구시와 서구청 등은 입맛만 다시고 있던 실정.

몇 차례 유찰 끝에 마침내 지난달 25일 A씨가 이 부지를 62억 8천만원에 사들였다. 하지만 A씨가 이 곳에 마트를 지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하면서 지역 상권이 술렁였고, 급기야 지난 17일 대구시중소상공인협회 측에서 A씨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중소상인회는 “반경 1㎞이내에 전통시장이 6~7개가 있고 이마저도 대부분 침체의 길을 걷고 있는데 식자재 마트가 들어서면 전멸하게 된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다음날 중소상인회 서구지회 20여명은 김상훈 국회의원(새누리당·대구 서구)과 만나 비대위를 구성하고 21일 류한국 서구청장과 면담에 나설 예정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서구청에 인·허가 보류를 요청 하고 이달 말께 궐기대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렇게 구성된 비대위의 핵심 멤버로 인근 중형마트 업주가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영세 상인과 전통시장의 상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나섰지만, 실제 밥그릇 싸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대영학원 부지를 매입한 A씨는 “전통시장 상인들의 반대 의견을 듣기 위해 간담회에 나갔는데 대역죄인 취급하는 통에 대화다운 대화를 못했다”며 “특히 식자재 마트가 아닌 일반 개인 마트에 불과한 데, 비슷한 규모의 마트 업주가 영업 손실을 우려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인근 주민들은 슬럼화된 부지에 무엇이라도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며 “설문조사를 해보자고 제안했지만 비대위 측에서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실제 대영학원 부지 직선거리 1㎞이내에는 새길시장, 서부시장, 원고개시장, 서문시장 등 크고 작은 전통시장들이 포진해있다. 서구청과 유통산업발전법 등에 따르면 3천㎡ 이상의 대형마트는 입점 자체가 불가능하고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묶인 대영학원 부지의 특성 상 1천㎡ 이상의 마트시설도 들어오기 힘들다. 따라서 A씨는 1천㎡ 미만의 소매점으로 건축허가를 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서구청에서 허가를 반려할 뚜렷한 법적 근거는 없지만 집단민원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불허할 수는 있다.

정민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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