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시대상 반영…자기비하 표현 온라인 판쳐
‘헬조선’, ‘불지옥반도’, ‘개한민국’…. 어느 순간부터 온라인을 뒤덮고 있는 자기비하적 표현들이다.
국정 운영의 실책이나 정치권의 갈등, 갑질 논란 등 한국인의 부끄러운 면면이 드러난 기사가 등장할 때면 어김없이 지옥이 된 한반도를 일컫는 단어들이 줄줄이 댓글로 달린다.
이 같은 자기비하적 표현들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온라인에서는 지역갈등을 조장하거나 소수자를 조롱하는 표현들이 강세를 보였다.
이를테면 ‘홍어’와 ‘과메기’가 각각 전라도와 경상도를 비하하는 표현으로 자주 등장했고 한국 여성을 ‘김치녀’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어묵’으로,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를 ‘택배’에 비유하는 표현들도 논란거리가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좌우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한국인 전체를 싸잡아 비하하고 조롱하는 표현들이 득세하고 있다.
정확히 언제부터 이 같은 자조적 단어들이 인터넷에 난무하기 시작했는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국정 운영에 총체적 문제점이 드러났을 때, 이른바 ‘땅콩 회항’으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갑질 논란’에 휩싸였을 때, 세월호나 메르스를 둘러싸고 정치권이 정쟁을 벌일 때 등 기점이 될 만한 사건들이 워낙 다양했던 탓이다.
심지어는 아예 ‘헬조선’을 간판으로 내걸고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부정부패, 범죄, 정쟁, 차별 등을 수집하는 인터넷 사이트까지 운영되고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를 비하하는 것을 넘어서 아예 떠나고 싶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 2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이민’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10명 중 약 8명이 막연하지만 이민을 생각해봤거나(69%), 구체적으로 이민을 고려해 본 것으로(7.4%)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점점 심각해지는 빈부격차와 소득불평등, 심지어 ‘국가가 국민들을 보호해준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라는 의견까지 내놨다.
이에 대해 네티즌 ‘김소녀’는 “높은 실업률과 양극화, 경기불황 등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지옥 같은 현실’이 이 같은 표현들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이 살기 좋은 사회에 다가설수록 자조적 표현들도 점차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석기자 kjs@idaegu.co.kr
국정 운영의 실책이나 정치권의 갈등, 갑질 논란 등 한국인의 부끄러운 면면이 드러난 기사가 등장할 때면 어김없이 지옥이 된 한반도를 일컫는 단어들이 줄줄이 댓글로 달린다.
이 같은 자기비하적 표현들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온라인에서는 지역갈등을 조장하거나 소수자를 조롱하는 표현들이 강세를 보였다.
이를테면 ‘홍어’와 ‘과메기’가 각각 전라도와 경상도를 비하하는 표현으로 자주 등장했고 한국 여성을 ‘김치녀’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어묵’으로,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를 ‘택배’에 비유하는 표현들도 논란거리가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좌우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한국인 전체를 싸잡아 비하하고 조롱하는 표현들이 득세하고 있다.
정확히 언제부터 이 같은 자조적 단어들이 인터넷에 난무하기 시작했는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국정 운영에 총체적 문제점이 드러났을 때, 이른바 ‘땅콩 회항’으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갑질 논란’에 휩싸였을 때, 세월호나 메르스를 둘러싸고 정치권이 정쟁을 벌일 때 등 기점이 될 만한 사건들이 워낙 다양했던 탓이다.
심지어는 아예 ‘헬조선’을 간판으로 내걸고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부정부패, 범죄, 정쟁, 차별 등을 수집하는 인터넷 사이트까지 운영되고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를 비하하는 것을 넘어서 아예 떠나고 싶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 2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이민’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10명 중 약 8명이 막연하지만 이민을 생각해봤거나(69%), 구체적으로 이민을 고려해 본 것으로(7.4%)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점점 심각해지는 빈부격차와 소득불평등, 심지어 ‘국가가 국민들을 보호해준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라는 의견까지 내놨다.
이에 대해 네티즌 ‘김소녀’는 “높은 실업률과 양극화, 경기불황 등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지옥 같은 현실’이 이 같은 표현들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이 살기 좋은 사회에 다가설수록 자조적 표현들도 점차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석기자 kjs@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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