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중앙광장 등서 2개월간
식품매대 등 14개 점포 운영
“점포 10여곳 추가방안 검토”
지난해 11월 30일 대구 서문시장 4지구 화재 이후 40여일간 휴업으로 생계 곤란(본지 2016년 12월 26일자 1면·4일자 1면·9일자 1면 관련 보도)을 겪고 있는 서문야시장 상인들 중 일부가 이번 주말부터 동성로 일원에 매대를 꾸리고 영업에 나선다.
11일 서문야시장 상인회와 동성로 에비뉴8번가에 따르면 13일부터 에비뉴8번가 오픈일(3월 25일) 전날인 오는 3월 24일까지 두달여 간 총 14명의 상인들이 입구 및 중앙광장에서 야시장 영업을 한다.
이 기간 상품 5개·식품 9개 등 총 14개 매대가 꾸려져 오전 9시~오후 9시 상품과 먹거리를 판매한다. 야시장 상인들 중 경제적 어려움을 가장 많이 겪고 있는 이들을 중심으로 한시적 영업이 이뤄진다.
야시장 상인들이 서문시장이 아닌 동성로에서 임시 영업을 하게 된 것은 김승곤(53) 동성로 에비뉴8번가 회장 덕택이다. 4지구 상인들과 같은 서문시장 화재 피해자임에도 야시장 상인들은 우선 순위에 밀려 지원은 고사하고, 영업조차 하지 못한다는 언론 보도를 접한 김 회장이 직접 상인들에게 이 같은 제안을 했기 때문이다. 또 김 회장의 순수한 뜻을 전달받은 상인들도 이를 수락함으로써 일부는 당장 막막한 생계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에 따라 이번 주말부터 두달여 간 시민들은 서문시장이 아닌 동성로에서 ‘미니 서문야시장’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날 수 있다.
김승곤 에비뉴8번가 회장은 “대구신문을 통해 4지구 상인들에 가려져 있던 서문야시장 상인들의 어려운 소식을 접한 뒤 안타까운 마음에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자 이 같이 결정했다”며 “추가 영업 공간 마련 등을 통해 추후 10여명의 야시장 상인들이 추가 매대를 꾸려 영업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한만태(51) 서문야시장 상인회 상품회장은 “장기 휴업에 따라 경제적으로 너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대구시도 나 몰라라’ 하는 야시장 상인 문제를 민간기업이 나서 도와줘 너무 감사하다”며 “호구지책으로 이곳에서 임시 영업을 하게 됐지만 야시장 상인들은 하루라도 빨리 서문시장으로 돌아가 일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밝혔다.
김무진·강나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