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고향 같은 광주, 특별한 추억 많아”
“제2의 고향 같은 광주, 특별한 추억 많아”
  • 승인 2017.09.1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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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무등구장 은퇴 투어
李 “부모님 고향이 호남이라
남도 음식·어머님 생각 떠올라”
프로 데뷔 첫 홈런 기록도
KIA에 구장 관중석 선물 받아
첫홈런의자선물
이승엽의 첫 홈런을 기념하며…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10일 오후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은퇴투어’ 행사에서 KIA 타이거즈 구단이 준비한 선물을 받고 있다. KIA 측은 1995년 5월 2일 광주 무등야구장에서 이승엽이 데뷔 첫 홈런을 기록한 것을 기념하며 이승엽의 홈런 타구가 떨어진 지점의 관중석을 선물로 준비했다. 연합뉴스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 은퇴 투어의 7번째 장소는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다.

그러나 이승엽에게 더 많은 추억이 담긴 곳은 2013년까지 KIA 타이거즈가 홈으로 썼던 광주 무등구장이다.

10일 은퇴 투어에 앞서 이승엽은 “아버지(이춘광 씨)의 고향이 강진, 어머니(고 김미자 씨)의 고향이 해남이다. 내 고향은 대구지만, 부모님 고향(지역)인 광주는 내게 제2의 고향과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그 말과 함께 이승엽은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했던 날들에 대한 기억에 잠겼다. 그는 “어릴 때 시골 갈 때면 (88고속도로 타고) 광주에서 고속도로를 내렸다. 그때 불 켜진 (무등)야구장 옆을 항상 지나갔다. 지금 아버지께서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그때 ‘여기서 뛰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회상했다.

이승엽은 1995년 5월 2일 무등구장에서 이강철을 상대로 프로 1호 홈런을 쳤다.

KIA 구단은 이를 기념해 은퇴 투어 선물로 당시 무등구장 홈런 타구가 떨어진 곳의 의자를 선물로 준비했다.

당시에는 중계방송이 드물어 KIA 구단은 이승엽에게 직접 홈런 당시의 상황을 확인해 비거리(110m)와 종합, 낙구 지점을 추측해 의자를 뗐다.

이승엽은 “최고의 투수를 상대로 홈런을 쳤다. 슬라이더 아니면 커브였다. 당시에는 홈런이 나오면 (구장이) 조용해졌다. 어떻게 쳤는지도 모르게 부드럽게 쳤는데, 조용해져서 홈런인 걸 알았다”고 추억에 잠겼다.

광주에서는 아픈 기억도 있다. 이승엽은 “홈 접전 때 포수와 충돌했다. 최해식, 김정수 선배가 나와서 벤치클리어링 비슷하게 됐다. 그리고 어제 (9회 말 동점을 허용한) 에러는 미치겠다”며 머리를 감쌌다.

이승엽은 역대 해태·KIA전에서 253경기 타율 0.310(953타수 295안타) 72홈런 195타점을 기록했다.

상대구단 최다 홈런 팀인 롯데 자이언츠(73개)와는 고작 1개밖에 차이가 안 날 정도로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이대진 선배님이 가장 어려운 투수였다. 워낙 구위가 좋았다. 선동열 감독님과는 1년만 겹쳐서 많이 상대를 많이 못 했다. 그런데 내가 제일 못 친 건 김정수 선배님이었다. 예전 해태 야구는 무섭고 다혈질적인 면이 있었는데, 김정수 선배님한테 사구 맞고 내가 인사하고 나갔던 것도 기억난다”고 말했다.

7개 구단과 지역에서 은퇴 투어를 마친 이승엽은 이제 NC와 LG만 남겨두고 있다.

팬들은 올해도 홈런 21개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자랑하는 이승엽을 보내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승엽은 “모든 구장에서 다 느꼈지만, 더는 이곳의 타석에 설 수 없다는 생각에 너무 아쉽다. ‘그 시기(은퇴)가 왔구나’ 하는 생각에 홀가분한 생각도 든다”며 “솔직히 몸과 마음 모두 지친 상태다. 지나가고 나면 아쉬울지 모르겠지만, 지금 심정은 빨리 (시즌 종료) 했으면 한다”며 속내를 드러냈다.

광주와 작별하는 이승엽에게 가장 아쉬운 건 ‘어머니의 맛’이었던 남도 음식이다. 2007년 세상을 떠난 이승엽의 어머니는 아들이 원하는 음식은 뭐든 척척 해냈다.

이승엽은 “광주에 오면 음식이 너무 좋았다. 호텔 음식만으로도 너무 만족해서 밖에 나갈 필요가 없었다”면서 “남도 출신 어머니가 해주시던 음식이 생각난다. 어머니가 가셔서 이제는 못 먹게 됐다”며 감상에 잠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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