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8개 단체
동성로서 캠페인 벌여
의류매장 판매사원으로 5년동안 일했던 홍다희(여·33)씨는 손님이 항의하며 던진 물건에 얼굴을 맞기도 했다. 홍씨는 “손님이 막무가내로 억센 항의를 해오면, 우리도 똑같은 사람인데 마치 종을 부리듯이 기분 나쁜 행동을 서스럼없이 한다. 행동들은 비수가 되어 상처로 남는다”고 말했다.
23일 오후 3시께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야외무대에서 열린 ‘감정노동을 생각하는 기업·소비문화 조성’ 캠페인에 이들이 모였다.
이날 캠페인은 대구경북소비자연맹과 대구지방고용노동청, 대구YMCA, 전국주부교실중앙회 대구시지부 등 8개 단체 회원 60여명과 감정노동자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감정노동자, 존중받아야 할 당신의 가족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감정노동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다.
무대 앞에서 시민들에게 ‘감정노동자들은 어떤 점들이 가장 힘들까요?’라는 물음에 대해 60% 이상이 ‘욕하거나 화내는 고객’을 뽑았다. 이어 ‘휴식공간·시간이 없음’, ‘무조건 참아라, 먼저 전화 끊지 말라는 등의 메뉴얼’ 등의 순서였다.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일부 소비자들의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임경희 대구경북소비자연맹 회장은 “기업의 명령과 소비자의 요구 사이에서 감정노동자들은 인격과 인권이 무시 당하는 힘든 노동을 하고 있다”며 “이 캠페인은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고 인권을 찾아주고자 우리가 힘을 합쳐 앞장서게 됐다”고 말했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