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부러지게 꽃대 달았다
오월 하늘은 언제나 손에 닿고
뻐꾸기 소리 언제나 나른하다
전설처럼 고요하게 가라앉은 숲
한 언저리에 서서
이제 기다리는 사람 하나 없으니
어쩌면 홀가분한 마음
나무는 나이 들수록
몸통을 비우나
사람은 나이 들면
생각을 비우고 가벼워져
아카시아 흰 꽃잎 타고
뻐꾸기에게 찾아갈 일이다
▷▶신평 대구출생. 2004년 수필문학 추천완료, 2009년 문학시대 시부문 신인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교육법학회 회장, 현)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저서: 일본 땅 일본 바람,키 큰 판사와 키 작은 아이들 외 12권 출간. 철우언론법상 수상(2013) 시집: 산방에서(책만드는 집 12년刊
<해설> 생각을 비우고 마음을 비우며 자신을 내려놓는 일.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단순함을 추구하게 되니, 나이를 먹는 일인가 보다. 천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위해, 쥐었던 주먹을 서서히 펼치는 일부터 시작할 일이다. 김인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