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흠이 많지만 허삼관은
그 곡진함과 핍진함으로
살아 있는 가슴속 뜨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하였고
해골바가지 물을 마신 원효대사는
깨달음이 돌고 돌아 머얼리 가는 것이 아닌
그저 맘 속 고요임을 알았다
이윽고 환자보호자 대기실에
들어선 샌드라 데이 오코너는
거리낌 없이 피는 그 고요의 꽃을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참조 : 중국소설가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 미국 첫 여성 대법관 산드라 데이 오코너의 ‘황혼 사랑 이야기’
▶성군경 필명 白川 1958년 대구 출생.
1989년 제1시집 ‘흔들리지 않는 건들바위’로 詩作 활동시작.
낙동강문학 창간호 동인, 낙동강문학상 수상(2011년)
현) 한국시민문학협회 회장, 현) 대구신문 ‘좋은시를찾아서’ 시해설위원장. 시집 ‘영천댐 삼귀리 정류장’(실천문학사刊)외 4권
<해설> 가족을 위해 자신의 몸을 혹사시키며 피를 뽑아 생계를 이어나가는 허삼관의 생존과 해골바가지 물을 달콤하게 들이키는 원효대사의 깨달음. 그리고 미국 대법관을 지낸 산드라 데이 오코너의 남편을 향한 사랑.원초적이고 본능적인 사랑에서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다스리는 일, 다른 여자와의 사랑 또한 정서적으로 안정된 삶이라 기뻐하는 오코너의 사랑법.그리고 상대를 배려하는 삶과 사랑은, 인간으로 진화된 일처럼 가장 멋진 모습으로 살아가는 모습이다. -김인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