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 잃은 野, 주도권 잡은 與
명분 잃은 野, 주도권 잡은 與
  • 강성규
  • 승인 2014.08.2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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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싸움 위해…” 김영오씨 46일만에 단식 중단
‘세월호 정국’ 급변
세월호대책위·야당 일부
“장외투쟁 멈추고 복귀해야”
與, 일반인 유족과 첫 면담
소통·민생행보로 野 압박
‘진상조사위에 기소권·수사권 부여’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여온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46일만에 단식을 중단하면서 여야 간 극한대치가 이어지던 ‘세월호 정국’의 양상도 급변하고 있다.

세월호참사가족대책위는 2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김씨가 단식을 중단키로 했다”면서 “긴 싸움에서 힘있게 가기 위해 방법을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와 함께 야당에 “장외투쟁을 중단하고 원내로 돌아가 제 역할에 충실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광화문에서 9일째 동조단식을 진행하던 새정치연합 문재인 의원도 김씨의 단식 중단 소식을 듣고 이날 오후부터 단식을 중단했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번 주말인 30일까지 장외투쟁을 이어갈 것”이며 “투쟁을 계속 이어갈 지는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뜩이나 ‘강경투쟁 반대’를 요구하는 당 내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유족들의 투쟁 중단 요구까지 겹치면서 새정치연합은 장외투쟁을 계속할 동력도 명분도 잃은 모습이다.

반면 여당은 비록 합의점을 찾진 못했지만 단원고 학생 유족들과 두 차례 면담을 가진데 이어 28일에는 일반인 희생자 유족들과 첫 면담을 가지며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주호영 정책위의장,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오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1시간 가량 유가족과 대화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유족들은 여당에 ‘야당과 대화에 나서 조속히 특별법을 제정할 것’을 요구했으며, 여당 지도부는 유족들에 ‘요구사항을 경청하고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속적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약속했다.

“학생 희생자와 달리 우리는 정치권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는 불만을 토로하던 일반인 유족들을 여당이 먼저 만나면서 야당은 또 한 번 ‘정치력 부재’ 논란을 피해갈 수 없게 됐다.

또한 야당이 장외투쟁을 중단하고 원내복귀 한다고 해도 협상-파기-협상-파기-장외투쟁 등 ‘갈팡질팡’ 행보를 이어 온 후유증으로 여당과 담판을 지을 수 있는 최소한의 ‘협상력’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주도권을 쥔 여당과 유족들의 대화와 협의가 향후 세월호 정국을 풀 열쇠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새누리당은 야당이 명분 없는 장외 투쟁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동시에 독자 ‘민생행보’를 이어가며 야당을 압박했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국가의 수많은 난제들을 국회에서 협의하고 토론해 해결하라고 (국회의원을) 뽑은 것이지 국회 밖에서 투쟁하라고 뽑은 것이 아니”라며 “새정치연합은 지금이라도 국회로 돌아와 법에 명시되어 있는 정기국회에 성실히 임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와 주호영 정책위의장 등 여당 지도부는 추석을 앞두고 도매시장을 찾아 물가 점검에 나서는 등 연일 ‘릴레이 민생행보’를 펼쳤다.

강성규기자 sgk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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