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따라 돌담 너머 풍경을 거닐다
역사따라 돌담 너머 풍경을 거닐다
  • 김상만
  • 승인 2014.08.2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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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관광1번지 우뚝> 5-1. 경북 이야기 속으로 ‘트레킹’

옛 정취 가득 ‘영덕 목은 이색 산책로’

정몽주·길재와 고려 충절 지킨 삼은

400여년 전통고택 머리 맞댄 흙담길

동해바다 한눈에…주말엔 체험행사

육지 속의 제주도 ‘군위 대율 한밤마을’

돌담마을 중 가장 아름다운 곳 선정

마을입구엔 140여 그루 소나무 조성

전통가옥 등 700여년 유교문화 생생
경북도는 도내 각처 다양하고 유서깊은 역사의 현장에 힐링을 더한 트레킹 코스를 마련, 관광객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트레킹(trekking)은 특별한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가벼운 복장과 부담없는 도보여행 또는 산·들과 바람따라 떠나는 사색여행을 일컫는다. 오지탐험 등 모험적인 트레킹을 중시하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역사 유적지를 더듬거나 섬 여행 등을 정해놓고 걷는 테마(주제) 트레킹이 대중화돼 있다. 경북도는 이런 경향에 착안해 경북지역 곳곳에 과거와 현대를 잇는 여행길을 트레킹 코스로 개발, 주목받고 있다.

◆옛 정취 물씬 ‘목은 이색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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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정취를 그대로 간직,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목은 이색 산책로가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영덕군 영해면 출신의 목은(牧隱) 이색(李穡·1328~96)은 포은 정몽주, 야은 길재와 함께 고려에 충절을 지킨 삼은(三隱)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죽부인전’으로 유명한 이곡(李穀)이 그의 아버지이고, 시호는 문정(文靖)이다.

1348년 원나라에 가서 국자감(國子監)의 생원으로 성리학을 심도있게 공부, 뛰어난 문장력으로 원나라에서도 이름을 날리며 여러 문인 및 학자들과 교류를 나누고 1351년 귀국해 성리학 발전에 공헌하고 후학을 양성했다.

영덕의 북쪽인 영해면 소재지에서 동북쪽 해안방향으로 1㎞를 가면 목은 이색선생의 탄생지이자 고색창연한 조선시대 전통가옥들로 가득한 괴시리 전통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

마을 주차장에서 400여년 역사를 지닌 전통고택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는 흙담길을 따라 북쪽으로 걸어 들어가면, 괴정 남준형이 가정 이곡과 목은 이색 부자의 유허지에 창건해 후진을 양성하던 괴정이 나온다.

마을의 이름인 ‘괴시’는 이색선생이 지었다고 한다.

영해면 괴시리는 이색선생의 고향이자 선생의 어머니 고향이기도 하다.

원래 마을 이름이 호지촌(濠池村)이었지만, 원나라에서 보았던 한림학사 구양현의 고향인 괴시(槐市·회나무가 많은 마을)와 지형지세가 비슷해 목은이 직접 괴시리라고 고쳐 부르도록 했다.

괴시마을에서는 4월부터 10월까지 주말마다 관광객을 위한 전통문화체험이 운영된다.

전통차체험, 전통한복입기, 제례상차리기, 전통민속놀이, 전통농경문화체험, 고택국악감상 등 전통문화를 몸으로 느끼고 신나게 즐기며 배울 수 있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체험을 즐긴 후 동쪽으로 난 길을 따라 산기슭을 오르면 목은 이색선생의 유적지가 나타나는데, 선생의 생애와 사상이 전시돼 있는 목은 기념관과 가정 이곡선생이 오랜 기간 머물렀던 곳이자 목은 이색선생의 생가지인 무가정지, 그리고 목은 이색 산책로가 4㎞에 걸쳐 동해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관어대 유적지까지 이어져 있다.

지난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공동주관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에 상위 선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바닷길인 영덕블루로드는 동해안 770㎞ 광역탐방로 해파랑길의 중심지역으로 A·B·C·D 네 구간으로 각 구간마다 5시간 정도 총 20시간 64㎞에 걸친 걷기 코스로 조성돼 있다.

이중에서 ‘목은 사색의 길’이 포함된 블루로드 C코스는 죽도산(축산항)에서 고래불 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17.5㎞의 구간이다.

남씨 발상지, 대소산 봉수대, 목은 이색산책로, 괴시리 전통마을 등의 역사와 문화를 탐방할 수 있는 코스로 지나가는 곳곳마다 역사의 숨결이 묻어난다.

가족·친구·연인과 함께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추억의 길인 아름다운 영덕블루로드 C코스를 걸으며 고려말 대학자인 목은 이색 선생의 발자취를 되새겨 보는 것은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영해면의 대표적인 산인 상대산(해발 183m)의 서쪽 절벽위 정상을 관어대(觀魚臺)라고 한다.

서쪽으로 등운산과 칠보산을 바라보고 있으며 동쪽으로는 동해가 펼쳐지는 명승지다. 북쪽으로는 울진군 후포면이, 남쪽으로는 포항시 호미곶이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을 자랑한다.

관어대는 이색 선생이 지은 ‘관어대소부(觀魚臺小賦)’ 중 부(賦)의 서문에서 “관어대는 영해부(寧海府)에 있는데 동해(東海)에 임(臨)해 있으며, 바위 아래에 ‘노는 물고기를 셀 수 있다’고 해서 이름을 붙였다”고 말했다.

영덕군은 1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고려 삼은(三隱) 헌창사업’을 추진, 관어대 일원에 정자 건립, 탐방로 조성, 주변정비 등의 사업을 펼쳐 동해안 명승절경의 하나인 상대산 관어대를 역사·문화적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정겨운 돌담길 ‘대율 한밤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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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 속 제주도로 불리는 군위군 부계면 대율리 돌담마을길의 정겨운 모습이 눈길을 끈다.
군위군 부계면 동산리 동산계곡을 지나 부계방향으로 2㎞를 더 내려오면 ‘육지 속의 제주도’라 불리는 대율 돌담마을이 있다.

이 마을은 지난 2005년 문화재청과 한국관광공사가 전국 돌담마을 중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선정했다. 주변에는 송림과 문화유적이 산재해 누구나 와서 보고 즐길 수 있는 자연휴양지로 손꼽히고 있다.

한밤마을은 팔공산 북쪽 자락의 전통마을로서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돌담길을 만날 수 있다. 부림 홍씨 집성촌인 200여가구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는 한밤마을 돌담길은 마을 전체를 감싸면서 6.5㎞정도 굽이굽이 이어진다.

마을을 감싸면서 쌓아 놓은 돌 방천은 1930년 팔공산 일대의 큰 홍수로 인해 한밤마을 3분의 1 정도가 휩쓸려 간 후에, 떠내려 온 돌로 제방을 쌓아 만든 것이다.

이 방천의 길이는 약 1㎞ 정도로 마을과 동산천을 경계로 하고 있으며 이 마을을 보호해주고 있다. 방천 바깥쪽은 고수부지로서 많은 돌이 쌓여있다.

마을 입구의 송림은 140여그루의 소나무로 조성돼 있다. 임진왜란 때 홍천뢰 장군의 훈련장으로 사용된 송림으로 알려져 있으나, 소나무의 조성 연대는 확실하지 않다. 이곳에는 진동단, 홍천뢰장군 기념비, 효자 비각 등이 있어 문화적 가치가 우수한 자원으로 평가 받는다.

이밖에도 한밤마을은 전통가옥과 10여 채의 재사(齋舍)가 보존돼 있는 700여년의 유교문화권의 양반마을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주변 문화 관광자원은 휘찬려사 목판, 척서정, 양산서원, 대율리 대청(유형문화재 262호), 남천고택, 대율입석불상(보물 제988호), 팔공산 오도암 등의 문화재가 산재해 있고 팔공산 동산계곡은 원시림에 가까운 울창한 숲과 맑고 깨끗한 물, 그리고 작은 폭포들이 어우러지며 그 경관이 수려하고 기암절벽과 암반석이 빼어난 곳이 많아 여름철 피서지로 잘 알려진 곳이다.

영덕=이진석기자 leejins@idaegu.co.kr
군위=김병태기자 btki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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