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떠나면서 남긴 뒷모습
저녁하늘이 붉게 멍들었네
은행잎은 제 터전을 떠나야함을 알고
노랗게 가슴앓이를 하는데
고향을 잃은
실향민 가슴은 무슨 색일까
정든 터전을 떠나온
새터민은 하루하루 사는 것이
기술이다
괜찮다 괜찮아
밤새 별들이 눈 반짝이고
반달이 조용한 미소로
등을 토닥여준다
가을바람은
낙엽을 휩쓸고 어디로 가는지
계절은 누구를 위하여 가고 오는지
▷▶박일아. 1953년 대구 출생. 영남대 가정학과 졸업. 사람의 문학 등단.
<해설> 뒷모습은 누구에게나 쓸쓸하다.
하지만 돌아볼 수 있다면 다시 앞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새터민들의 삶은 뒤돌아보기엔 너무 아득하다.
앞으로 가기에도 힘겨운 시간, 뒤돌아보면 가슴이 터질 수도 있을 것이다.
시간이 좀 더 흘러 통일이 되면 눈물짓던 그곳에서도 석양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김인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