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후반전, 행복하고 당당하게 살 준비 됐나요”
“인생 후반전, 행복하고 당당하게 살 준비 됐나요”
  • 윤부섭
  • 승인 2014.10.28 21:4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베이비부머 세대, 노후설계 어떻게…
수익률 1%보다 지출 1% 줄이기
자원봉사 통해 사회참여
새로운 친구 만나 스트레스 해소
편의·의료시설 가까운 곳에 거주
베이비부머은퇴설계콘서트333
지난 8일 국민연금공단 대구지역본부는 안정적인 노후설계를 위한 ‘2014년 베이비부머 은퇴설계 콘서트’를 열었다.

40~50대에 접어들어 ‘노후’라는 단어를 떠올리면서 표정이 어두워지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은퇴를 하게 되는 시점부터 적어도 20~40년을 더 ‘살아야’ 하지만, 이를 위한 준비를 제대로 한 중년은 거의 없다.

특히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는 우리나라 인구의 약 15%를 차지하는 736만명에 이르고, 이들의 대규모 은퇴가 시작됐음에도 은퇴준비가 부족해 사회적 문제가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국민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노후준비 총 점수는 58점으로 부부의 적정 노후생활비는 193만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베이비부머 세대를 비롯, 고령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데 비해 노후를 맞을 준비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 한국 갤럽의 조사에 의하면 은퇴준비를 못하는 이유로 자녀교육비(61.9%), 생활비(20.9%), 주택대출 비용(15.1%) 등이 꼽혔다.

OECD 국가 중 노인빈곤율(45.1%)과 노인자살률(75세 이상 인구 10만명당 160.4명)이 1위로 선진국이 4~5배에 이르고 있다.

그렇다면 행복한 노후를 위해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은퇴시기는 각자 다르겠지만 30세부터 60세까지의 경제활동기에 노후준비를 시작해야 하며, 물질적 준비뿐 아니라 삶의 질을 위한 준비로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를 바탕으로 재무·건강·일·주거·대인관계 등의 영역으로 나눠 새로운 인생설계를 시작해보자. (편집자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재무설계

노후에 대한 걱정 첫번째는 단연 ‘돈’이다. 경제활동에서 멀어지면서 금전적 여유도 함께 멀어지기 때문이다. 은퇴 이후 재무적인 독립을 위해서는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세워 돈이 필요한 시기를 예측하고 필요한 만큼 저축해야 한다. 광역시 단위의 노후 월 생활비는 부부의 경우 최소 140만원, 적정은 196만원이고 개인의 경우 최소 83만6천원, 적정 120만9천원이다. 노후자금 마련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3층 구조를 제시한다. 기본적 노후생활을 위해 국가가 보장하는 국민연금이 1층, 안정적 생활을 위한 퇴직연금이 2층, 풍요로운 노후를 위한 개인연금이 그것이다.

또 저축도 중요하지만 수익률 1%를 올리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 지출을 1%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자산형성 방법이다. 명심할 점은 대략적인 금액이나 목표가 아닌 매우 구체적으로 본인의 재무상황을 따져 우선순위를 정해 지출해야 한다.

생애주기별 자금마련 방법도 참고할 만 하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0~30대는 소득이 가장 많은 시기인 만큼 소득의 50%이상을 저축해야 한다. 결혼 자금, 주택구입자금, 자녀양육비 마련도 필요하지만, 노후 대비를 위한 장기적인 재무계획을 세우기에 가장 적기임을 알아야 한다.

인생의 전환점인 40대는 주택 구입과 확장비용, 자녀교육비와 결혼자금 마련 등으로 본인 노후준비가 소흘해 질 수 있는 시기다. 본인의 자산·부채, 수입·지출 내역을 확인하고 국민연금 등 각종 연금과 퇴직금을 고려해 기대하는 노후생활 수준과 맞는지 확인, 보완해야 한다.

은퇴가 눈앞에 다가온 50대는 자녀에 대한 지원 한계를 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택자금상환과 자녀 학자금, 결혼비용으로 지출 부담은 최대가 되지만 부모의 노후를 담보로 자녀의 미래를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60대 이후는 자산을 잃으면 회복이 어렵고 사회관계, 가족관계가 소원해 질 수 있어 재무 점검을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 60대 이상의 외로움과 빈곤은 노인들로 하여금 희망의 끈을 놓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리스크가 높거나 다양한 변화를 주는 자산관리 보다는 현재 재무상황을 점검해 안정을 추구해야 한다.

◇활기찬 8만 시간 보내기

잠자는 시간과 식사, 세면시간 등 필수생활시간 14시간을 뺀 11시간을 20년으로 가정해 계산해보면 8만 시간이 된다. 현역 직장인으로 치면 36년에 해당되는 시간이다. 은퇴자들에게 앞으로 주어지는 8만 시간은 새로운 일과 여가생활로 인생의 또 다른 활력이 될 수 있다. 사실 은퇴는 오랫동안 지속했던 하나의 직업이 끝난 것에 불과하다. 은퇴 이후 내 생애 마지막 직업을 가질 수 있다. 전체 창업자 중 50대 이상 비중이 매년 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의 노인일자리 사업 등을 펼치고 있어 은퇴 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 노후에 원하는 직업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함께 하는 여가도 고려해봄직 하다. 자원봉사의 경우 사회참여와 더불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기회가 되고 사회로부터 받았던 자산을 환원하는 보람도 느낄 수 있다. 이웃을 돕고 그 안에서 본인과 사회가 함께 성장한다면 제2의 인생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 은퇴 후 삶은 긴 기간 동안 소소한 재미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

달서구취업박람회11111
지난해 대구 달서구청에서 열린 ‘취업박람회’를 찾은 한 은퇴자가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가족과 건강 지키기

현재 40~50대는 대가족 속에서 성장해 부모 세대의 가난과 생계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어 자연스레 노부모의 부양을 의무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조사에 따르면 노후에 자녀와 동거를 원하는가의 물음에 대해 88.2%가 원하지 않는다고 답해, 변화된 부모 자식의 관계를 엿볼 수 있다. 반면 대부분 자녀와 같이 살기는 싫지만 멀리 떨어져 지내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은퇴 이후 부부 둘만의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다. 하루의 대부분을 바깥에서 보낼 때와 달리 길어진 부부간의 시간은 익숙하지 않아 의외의 갈등이 생길 수 있어 대화를 자주해 친밀감을 높여야 한다. 또 노년기에는 호르몬의 변화, 신체적 노쇠에 의한 절망감, 사회적 역할의 박탈감에 이어 심한 경우 노인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태도 등이 원인이 돼 성격이 변화하기도 한다. 소위 괴팍한 노인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친구 관계를 통해 심리적 욕구를 충족해야 한다. ‘절친’의 존재는 노인의 정신 건강 및 사기 진작과 관련해 스트레스적인 상황에서 근심과 긴장을 완화시켜 준다.

건강도 챙겨야 한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노인 3명 중 1명꼴로 비만이다. 비만은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자신감 부족, 우울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문제가 된다.

◇구매난민과 하우스푸어 없는 은퇴자의 삶

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베이비부머의 평균자산 83%가 부동산으로 발표됐다. 경기침체 등으로 부동산 경기는 지속적으로 어려울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대출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는 하우스푸어는 늘어나, 은퇴 후에도 빚더미인 집 한 채만 가진 경우라면 근심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은퇴준비는 현재 삶의 터전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귀농·귀촌 붐에 따라 너무 낯선 시골에서 노후를 시작하게 되면 생필품 하나를 사기 위해 차를 타고 멀리 나가야 하는 ‘구매난민’이 될 수 있으며 사회적 고립을 겪을 수 있다.

전문가들도 노후의 주거 선택은 그 동안 살아온 곳에서 멀지 않고, 친구·편의시설·의료시설이 근처에 있으며 ‘대출없는’ 내 집이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민연금공단 은퇴설계 전문강사인 김억일 부장은 “30~40년의 노후생활은 말이 아닌 현실로 다가왔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를 겪고 있는 우리사회에서 노후준비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이 중요하다”며 “경제활동을 하면서 쌓아온 노하우 등 개인 자산을 사회로 환원하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 1차적으로는 돈과 관련한 상담을 하지만 실제로는 여가, 대인관계 등 인식 못했던 부분이 은퇴 이후 개인 삶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공단은 보건복지부와 함께 노후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4개 영역의 노후준비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해 전문상담사를 통해 개인별 맞춤형 노후설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국 152개 행복노후설계센터에서 누구나 이용가능하다.

정민지기자 jmj@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