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장·각막 이식수술
대구·경북지역 최고령 기증
경북대병원은 지난달 23일 뇌사 판정을 받은 고 김석분(여·75·사진)씨의 간과 신장, 각막을 기증받아 무사히 이식수술을 마쳤다고 29일 밝혔다.
김씨는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던 중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뇌출혈 진단을 받고 이후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끝내 뇌사 판정을 받았다.
김씨의 가족들은 “평소 근검절약하고 이웃을 위하는 마음이 남달랐던 고인(故人)의 뜻을 받들어 그의 장기를 기증키로 결정했다”면서 “건강한 육체를 유지해 마지막 가시는 길에도 여러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나눔을 실천하신 어머니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경북대병원 장기이식센터팀은 김씨의 장기 상태를 평가한 후 비록 고령이기는 하지만 간과 신장, 각막은 연령에 비해 비교적 양호한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 장기기증을 시행했다.
김 씨의 간장은 서울지역에서 간경변증으로 치료받던 한 환자에게, 신장은 말기신부전으로 투석치료를 받던 다른 2명의 환자에게 각각 이식됐다. 이들은 현재 빠른 속도로 회복 중이다.
신장이식 수혜자의 치료를 맡은 조장희 경북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기증자가 고령이라고 해서 장기의 상태가 무조건 좋지 않은 것은 아니다. 최근 기증자의 연령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뇌사 장기기증의 성공은 큰 의미를 가진다”면서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웃 사랑을 몸소 실천한 고인과 유족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종렬기자 daemun@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