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의 벽’ 매달려 한발 한발 전진…선수도 관중도 ‘진땀’
‘극한의 벽’ 매달려 한발 한발 전진…선수도 관중도 ‘진땀’
  • 김기원
  • 승인 2015.01.11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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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고군분투하는 선수들 향해 한 목소리로 응원
다양한 이벤트 부스·스케이트장도 인기 만점
청송아이스클라이밍
거대한 얼음 병풍, 수직에 가까운 빙벽을 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아이스클라이밍의 세계다. 지난 10일 청송 얼음골에서 펼쳐진 2015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은 말 그대로 ‘얼음축제’였다. 62m 높이의 얼음골 인공 빙벽의 압도적 위용 아래 ‘빙벽등반’이라는 익스트림 스포츠의 진수를 맛보기 위한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후 4시 남·녀 난이도 경기 준결승전이 펼쳐졌다.

앞서 오전에 열린 예선전을 통해 실력을 검증 받은 18명의 남자선수와 19명의 여자선수가 각 8개의 결승티켓을 두고 경쟁하게 됐다. 한국인 선수도 남(6)·여(7) 13명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4시 10분께 격리돼 있던 선수들이 나와 세팅된 루트를 6분간 관찰하기 시작했다. 선수들은 펜과 종이를 꺼내 노트를 하거나 망원경으로 홀드를 자세히 살펴보기도 했다. 이윽고 4시 30분 첫번째 주자인 남자부 이란 선수와 여자부 러시아 선수가 빙벽을 오르기 시작했다.

청송아이스클라이밍대회-수정22
10일 청송군 부동면 얼음골에서 열린 ‘2015청송아이스클라이민 월드컵대회’여자부 준경승전에 출전한 선수가 아이스바일을 이용해 등반을 하고 있다.
생전 처음 본 아이스클라이밍 경기에 관중들은 일제히 숨을 죽였다. 수직에 가까운 벽을 아이스바일 2개에 의지한 채 올라 십여미터 위 흔들리는 구조물에 다다라 거꾸로 매달린 남자 선수가 홀드 몇 개를 남긴 채 20여m 아래로 떨어지자, 지켜보던 관중들은 깜짝 놀라 탄성을 질렀다.

남·녀 선수 모두 한국선수가 오르기 시작하자 “가자, 가자”라는 응원 소리가 높아졌다. 선수들은 응원에 힘입은 듯 차곡차곡 홀드에 아이스바일을 찍어가며 올랐지만 120도에서 180도에 가까운 지점에서 아쉽게 떨어졌다. 김덕중 선수는 떨어지면서 왼쪽 구조물 벽에 어깨가 부딪혀 지켜보던 관중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청송에서 열린 이번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은 국적을 떠나 극한에 도전하는 선수들을 향한 뜨거운 응원도 펼쳐졌다.

북미챔피언 캐나다 고든 선수가 흔들리는 구조물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며 관중들은 한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쳤고 고든 선수도 화답한 듯 힘을 냈지만 7분이라는 시간을 넘겨 아쉽게 내려와야 했다.

청송아이스클라이밍3
외국인 관람객들이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경기에 몰두한 최현민(12·서울)군은 “아슬아슬한 순간들이 많았는데 불안하면서도 스릴넘쳐서 눈을 떼지 못하겠다”며 “가까이서 보니까 정말 실감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아이스클라밍 월드컵이 펼쳐진 얼음골 일대는 보고 느끼고 즐길 거리가 넘쳤다. 청송군 특산물과 관광지를 안내하는 부스와 후원사인 아웃도어 업체에서 마련한 각종 이벤트 부스 등 볼거리와 함께 대회장 옆에는 얼음골 계곡물이 얼어붙어 천연 스케이트장이 만들어지면서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즐길 거리를 선사했다.

정민지기자 jm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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