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비·재개발 '서광'…낙후 탈피 부푼 기대
재정비·재개발 '서광'…낙후 탈피 부푼 기대
  • 김정석
  • 승인 2015.01.2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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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희망찾기-북구 복현1동

‘16년째 흉물’ 골든프라자 건물

지난해 새 주인 찾고

장기방치 건축물 정비 진행
대구 북구의 여러 행정동 중 가장 규모가 작은 곳. 대구시내 중심에 위치해 있지만 가장 발전이 더딘 곳.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며 희망이 볕들길 가장 기원하는 곳. 바로 복현1동 이야기다.

복현1동 하면 사람들은 복현오거리에서 복현네거리까지 이어지는 혼잡한 왕복 6차선 도로와 영진전문대와 경북대 사이에 끼어 원룸들이 가득 들어차 있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특히 복현오거리 인근에서 16년째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지상 17층의 골든프라자 건물도 복현1동이 갖고 있는 이미지 중 하나다.

많은 악재들이 좁디 좁은 복현1동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이곳은 수십년째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때문에 이곳에서 발을 붙이고 살던 주민들도 하나둘씩 떠나 현재 인구는 7천400여명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희망이 모두 사라져 버린 것은 아니다. 6·25 동란 피난민촌이 형성돼 있던 복현1동 617번지 일대에 재개발 사업이 논의되고 있고, 복현시장 재건축조합에서도 적극적으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오랫 동안 주인 없이 방치돼 있던 골든프라자 건물도 새 주인을 찾아 공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대구 북구에 이렇다 할 ‘골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복현1동의 중심에는 ‘막창골목’이라는 유명한 골목이 위치하고 있는 것도 희망을 더해 준다.

골든프라자 재정비, 막창골목의 유명세, 낙후된 지역의 재개발 등등. 여러 희망의 소식들이 쏟아지면서 복현1동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

◆선녀가 보석 빠뜨렸다는 귀한 곳이 어쩌다…

지금의 복현동 자리에는 오래 전 ‘복현암’이라는 너럭바위가 있었다. 선녀가 이 바위에 내려왔다가 보석을 빠뜨리고 승천했다고 해서 ‘보선암’이라고도 불렸다.

복현동이라는 지역 명칭은 복현암 바위에 연유하고 있으며 일설에서는 경주 이씨 무실공의 장렬한 전사에 일등공신으로 추앙된 데 ‘엎드려 현모한다(謹而伏以賢慕)’는 뜻에서 연유했다고도 전한다.

복현1동은 북구의 동남쪽에 위치하며 면적이 0.39㎢로 북구의 행정동 중 가장 협소하다. 경북대학교와 영진전문대가 인접해 있고 경대로를 기준으로 동구와 경계를 이룬다.

본래 대구부 동중면의 지역으로 ‘복현암’ 또는 ‘복현리’라고 불렸는데, 1914년 ‘복흥동’으로 달성군 성북면에 편입됐다.

1938년 북부출장소가 설치되면서 대구부에 편입됐다가, 1949년 대구부가 대구시로 명칭이 변경되고 1963년 북부출장소가 북구로 승격되면서 대구시 북구에 편입됐다.

분동 전 복현동은 면적 2.26㎢, 인구수 3만에 육박하는 당시로는 큰 동이었으나 1990년 6월 1일 복현동이 복현1동과 복현2동으로 분동되면서 복현1동의 면적이 협소해졌으며 인구도 점차 감소해 현재 인구는 7천400여명에 불과하다.

◆각종 악재 겹치며 점점 낙후되는 복현1동

복현1동은 대구도심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개발이 되지 않고 있다.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겠지만 복현동 617번지 일대의 6·25 동란 피난민촌이 30여년 동안 재개발되지 않아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도심의 취약지가 됐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복현동 일대 상권의 중심지였던 복현종합시장이 주상복합빌딩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다 수 차례 실패해 현재 시장으로서의 기능까지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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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째 준공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복현오거리 골든프라자 건물. 최근 새 주인을 찾았다.
특히 복현오거리에는 1989년 건축허가를 받아 1994년 준공될 예정이었던 골든프라자가 위치해 있다.

공사비를 둘러싼 이해관계 문제로 1999년부터 공정 82%에 그친 채 미준공된 골든프라자 건물은 지하 7층, 지상 17층, 연면적 4만789㎡, 건축면적 1천563㎡ 규모다. 북구의 랜드마크가 돼야 할 건물이 16년째 방치돼 있어 도시미관뿐 아니라 복현오거리 상권도 크게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악재와 더불어 최근 몇 년새 복현1동에는 일반 주택수는 현저히 줄어들고 원룸촌이 형성되고 있다.

경북대학교 내 테크노빌딩 및 첨성관(기숙사)이 건립되면서 없던 출입문이 생겼고, 이에 따라 접근성이 좋아지자 건축업자들이 앞다퉈 비싼 가격에 토지를 매입, 원룸을 건축했다.

이를 구입한 원룸 건물주는 대부분 지역에 거주하지 않고 건물관리는 부동산 업체가 하고 있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문제가 쓰레기 불법투기 문제다.

원룸 거주자들은 대부분 홀로사는 학생 또는 직장인으로, 쓰레기종량제 봉투를 잘 사용하지 않을뿐더러 오후 8시 이후에 배출토록 돼 있는 배출시간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복현1동 원룸촌 일대는 하루 종일 쓰레기로 인한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며 일반주택이 없어지고 원룸이 건축되는 현상은 현재 진행형이다.

◆악재 물리칠 수 있는 다양한 희망들 속속

그러나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복현동 617번지 일대의 재개발사업과 관련해 지역의 정치권 인사들이 재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주민 간담회를 계획하고 있고, 미개설된 도시계획도로 개설 예산확보를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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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복현동 일대 상권의 중심지였던 복현종합시장. 주상복합빌딩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다 수 차례 실패해 현재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잃었다.
또 복현시장 재건축조합에서 시장재건축을 위한 조합원 간담회를 실시하는 등 사업추진에 적극성을 뛰고 있으며 북구청에서도 재건축사업이 진행되면 다양한 사례를 파악해 공동마케팅 및 경영현대화 사업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하나 반가운 소식은 골든프라자 건물이 지난해 8월 5일 대구지법 경매를 통해 ㈜KP I&H에 59억1천888만원에 낙찰되면서 새 주인을 찾았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 빌딩에는 유치권을 주장하는 ㈜동성엠앤아이가 상주하고 있어 당장은 진척이 어렵겠지만 법률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낙찰업체인 ㈜KPI&H는 공사를 재개하고 분양을 시작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지난해 5월 ‘공사중단 장기방치 건축물의 정비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 시행령’이 시행됨으로써, 골든프라자의 정비사업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복현1동하면 빼놓을 수 없는 막창골목의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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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복현1동의 대표 골목 /news/photo/first/201501/img_153993_1.jpg'막창골목/news/photo/first/201501/img_153993_1.jpg' 풍경.
복현오거리 막창골목은 15년 전부터 가게가 하나 둘 생겨나면서 형성됐다. 100여m 골목 양쪽에 빼곡히 들어선 식당에서 파는 돼지막창은 쫄깃하고 고소한 맛으로 유명하다.

이종규 복현1동장은 “깨끗한 거리 환경 조성과 쓰레기 불법투기 근절을 지속적으로 홍보·계도하는 한편 만성적인 주차난 해소를 위해 장미공원 지하공간을 활용한 주차장 조성사업을 지역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석기자 kjs@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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