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쳤다”…장애 언니 보살피던 동생 자살
“지쳤다”…장애 언니 보살피던 동생 자살
  • 김무진
  • 승인 2015.01.2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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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에 “장기 기증…

월세보증금 사회 환원

언니는 보호소 보내주길”
어린 시절부터 지적장애를 앓던 언니를 보살피던 20대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6일 대구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10시 13분께 대구 수성구 들안로 한 식당에 주차된 승용차 안에서 R(여·28)씨가 착화탄을 피워놓고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기초생활 수급자로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가 재가하면서 할머니, 언니와 어렵게 살아온 R씨는 지난해 할머니마저 세상을 떠나자 아르바이트를 하며 홀로 지적장애 1급인 언니를 보살펴오다 경제적·정신적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발견된 유서에는 ‘할 만큼 했는데 지쳐서 그런다. 내가 죽더라도 언니는 좋은 시설보호소에 보내주세요. 장기는 다 기증하고 월세 보증금도 사회에 환원하길 바란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R씨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생활고가 가중되면서 언니를 시설보호소에 맡겼지만 “언니가 함께 살고 싶다”며 돌아오자 같이 생활해왔으며, 최근 수차례에 걸쳐 언니와 동반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경찰 조사에서 R씨 언니는 “동생이 높은 곳에서 같이 뛰어내리자고 했지만 죽기 싫어서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R씨 언니가 확실히 동반자살을 거부하는 의사표현을 하자 R씨 홀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무진기자 j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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