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 없는 ‘깡통 노트북’ 요란하네
OS 없는 ‘깡통 노트북’ 요란하네
  • 김정석
  • 승인 2015.02.0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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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대비 10만원 이상 저렴…온·오프라인서 인기

동네 PC 수리점서 3만원에 불법 복제 윈도우 설치

악성코드 감염률 높아 개인정보 유출 등 2차 피해
올해 대학에 입학한 K(19·달서구 송현동)씨는 개강을 앞두고 노트북을 구입키로 했다.

K씨는 평소 즐겨 찾는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 노트북을 검색, 마음에 드는 노트북을 발견했다. 비교적 뛰어난 성능에도 25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노트북을 구매하려는 순간, K씨는 ‘본 제품은 운영체제가 설치되지 않은 제품입니다’라는 문구를 보고 고민에 빠졌다.

최근 온·오프라인을 불문하고 이른바 ‘깡통 노트북’이 진열대를 점령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인터넷 쇼핑몰과 소셜 커머스 사이트들을 중심으로, 오프라인에서는 전자상가나 컴퓨터 수리업체 등에서 ‘깡통 노트북’을 판매한다.

‘깡통 노트북’은 내부에 윈도우 등 운영체제(OS)가 설치돼 있지 않아 사용자가 직접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는 노트북을 말한다.

기본적으로 운영체제를 비롯한 필수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는 노트북보다 10만~20만원 정도 가격이 저렴해 값싼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문제는 깡통 노트북을 구입한 소비자들이 합법적인 방법으로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 ‘어둠의 루트’를 통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대구 중구 한 컴퓨터 수리업체 직원은 “노트북을 직접 들고 오면 2만5천원, 출장기사를 부르게 되면 3만5천원을 받고 운영체제를 설치해 준다”며 “이 업계에서 컴퓨터 수리와 함께 가장 많은 의뢰가 들어오는 것이 바로 운영체제 설치”라고 전했다.

또 운영체제를 설치해 주는 과정에서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이나 포토샵, MS오피스 등 각종 불법 복제 프로그램을 설치해 주는 일도 많다.

이처럼 정품 프로그램의 불법 복제가 동네 컴퓨터 수리점에서까지 손쉽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사법당국의 단속이 느슨한 탓이다.

소프트웨어 불법 복제 단속을 전담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저작권 특별사법경찰’은 대구·경북지역 4명을 포함해 전국에 27명뿐이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과 느슨한 단속을 이용해 불법 복제 OS를 설치한 깡통 노트북은 악성코드 감염률이 높아 개인정보 유출의 온상이 될 수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가 지난 2013년 전국 8개 시·도 PC 전문판매점과 PC 수리업체 94곳을 표본 추출해 조사한 결과, 깡통 PC에 불법 복제 OS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악성코드에 감염될 확률이 57%에 달하고 정품 OS 설치 PC에 비해 하드웨어 손상률이 19%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관계자는 “불법 복제로 인해 PC 손상과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며 깡통 PC 제조사들도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석기자 kjs@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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