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의 비극…원룸 고독사 잇따라
홀몸의 비극…원룸 고독사 잇따라
  • 김지홍
  • 승인 2015.02.26 16:2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0대 노인 20여일만에 발견
30대 여성도 6~8주 지난 듯
지난 25일 대구지역 원룸에서 혼자 살던 거주자가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됐다. 모두 거주지에서 홀로 ‘고독사’한 뒤 한두달이 지나 발견된 경우였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정부 지원을 받으며 홀로 살던 할아버지가 20여일 만에 방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대구 남부경찰서는 지난 25일 오후 2시25분께 남구 대명동 빌라 1층 원룸에 세들어 살던 L(61)씨가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주민센터의 한 사회복지사(여·38)가 “이웃들이 1층 집 주변에 악취가 난다고 민원이 들어왔는데, 이곳은 기초수급자가 살고 있다”며 “문을 두드려도 대답도 없어 이상한 생각이 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주민센터 관계자들이 열쇠공을 불러 문을 뜯고 들어가자, L씨는 전기 장판 위에 가로로 누운 상태로 숨져 있었다. 경찰은 L씨의 휴대전화에 지난 6일 마지막 통화 내역, 주검 부패 정도 등으로 미뤄 L씨가 발견되기 20여일 전쯤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발견 당시 L씨의 윗옷 주머니에는 지난달 29일 동네 병원 의사가 “머리를 자주 부딪치고 3일동안 어지러움 등을 호소해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는 메모지가 발견됐다. 검안의는 심부전을 동반한 고혈압성 심장병이라는 소견을 냈다. 경찰은 외부 침입과 자살 흔적이 없는 점에서 지병이 악화돼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L씨는 10년 전 아내가 지병으로 숨지자 형제들과도 연락을 끊은 채 줄곧 혼자 살았으며, 2년 전부터 이곳으로 이사와 주변 사람들과 거의 접촉을 하지 않은 지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또 지난 2008년부터 기초 생활 수급자로 지정돼 다달이 48만8천원의 정부 지원금에 의존해오며 고혈압·심장병·우울증·협심증 등을 심하게 앓아 장기간 치료를 받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같은 날 오전 10시 15분께에는 북구 복현동 한 원룸에서 K(여·36)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대구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집주인 S(72)씨가 최근 K씨의 원룸 전기료가 체납되고 수도요금 독촉장이 계속 날아오는 점을 이상하게 여겨 보조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숨진 K씨를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K씨는 반듯이 누워있는 상태로 이불을 덮고 있었으며 시신의 상태로 미뤄볼 때 숨진 지 6~8주가 지난 것으로 추정됐다.

부검 결과 K씨의 시신에서는 별다른 사인이 확인되지 않았고 원룸에서도 외부 침입 흔적 등이 발견되지 않아 경찰은 K씨가 자연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홍·김정석기자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