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섞인 비, 정신건강 악영향
미세먼지 섞인 비, 정신건강 악영향
  • 김정석
  • 승인 2015.04.0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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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 물질, 면역체계·신경전달물질 교란

흐린 날씨 멜라토닌 분비량 늘어 우울감 더해
대구 전역에 비가 내렸던 지난달 31일, 이지윤(여·30·북구 태전동)씨는 깜짝 잊고 우산을 챙기지 못한 바람에 비를 맞았다.

며칠 동안 전국에 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던 상황에서 내린 비인 탓에 이씨는 꺼림칙한 기분을 떨쳐낼 수 없었다.

빗물 속에 온갖 오염물질이 녹아 있어 혹시라도 몸에 나쁜 영향을 끼칠까 걱정이 됐던 것이다.

이씨처럼 미세먼지가 대기 중에 떠다니다 빗물에 녹아 내려 신체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중국에서 날아온 황사에는 중금속 성분이 포함돼 있고, 초미세먼지는 사람의 혈관에까지 파고들 정도로 입자가 작다는 이야기를 언론을 통해 자주 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빗물에 녹아든 황사나 미세먼지가 피부에 닿는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신체 내부로 침투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오히려 황사나 미세먼지가 대기 중에 떠다니는 것보다 빗물에 섞이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조완근 경북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황사나 미세먼지가 비와 함께 내릴 경우 가장 우려되는 피해는 옷이나 차량이 지저분해진다는 정도”라며 “분진이 호흡기를 통해 신체에 들어오는 것이 문제가 되지 빗물에 녹아 피부에 닿는 것은 신체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습도가 높은 날씨에는 두피가 축축해지고 균의 번식이 빨라져 미세먼지나 황사의 영향과는 상관없이 탈모가 촉진될 수는 있다.

하지만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상황에서 비까지 내리는 날씨가 이어지면, 정신 건강에 악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필요하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도관 교수 연구팀이 최근 우리나라 각 시·도별 환경오염지수와 자살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미세먼지의 변화에 따라 자살률도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분석결과가 나온 데 대해 대기오염 물질이 중추신경계의 면역 체계와 신경전달물질을 교란하거나 평소 질환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게다가 비가 내리고 흐린 날씨에는 신체에서 평정심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세로토닌)의 분비량이 줄어들고 그 반대 성격의 호르몬(멜라토닌) 분비량이 늘어나 더욱 우울감을 느끼기 쉽다.

결국 미세먼지 자체로 호르몬 분비량 등에 영향을 끼쳐 우울감을 자아내는데,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까지 이를 더욱 부채질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대구경북 지역은 지난 31일 내린 비에 이어 2~3일에도 5~30㎜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중국에서 접근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2일 오후 경북내륙부터 비가 시작돼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된 뒤 3일 오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김정석기자 kjs@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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