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케묵은 이야기, 하지만 살아 있는 이야기
케케묵은 이야기, 하지만 살아 있는 이야기
  • 승인 2015.05.2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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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교 시인
어젯밤 꿈을 꾸었습니다. 두꺼비를 주제로 쓴 제 졸시 ‘봄꽃이 피면 나는 망월로 간다’라는 시가 논란이 되었습니다. 꿈에서 군대 동기들을 만나고 헤어지고 오는데, 경찰이 막아서는 겁니다. 이유인즉슨 제 시가 불온하다는 것입니다. 2015년03월02일, 서울 어떤 집회에서 이 시가 전단지처럼 뿌려졌다고 했습니다. 그들이 보기에는 이것이 빨간 선전물이고, 특히 5.18 광주학살을 떠올리게 하는 못된 것이라 규정했습니다. ‘망월’이 광주 망월동 묘역을 뜻하는 것 아니냐고 다그쳤습니다. 한 번도 통지서를 받아 본 적이 없음에도, 꿈에서 본 통지서에는 날짜와 혐의 등이 적혀 있었습니다. 저는 시에 나오는 ‘망월(望月)’은 “달을 바라본다는 뜻의 대구시 수성구 욱수동에 있는 연못이고, 전국 최대 규모의 두꺼비 서식지다”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작년 광주에서 열린 5.18문화제에서 낭송했던 시가 맞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4월19일 대구 욱수동에서 ‘두꺼비’ 주제로 열린 제1회 섬섬제(蟾蟾祭) 시화전에 전시했던 작품이기도 하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해명을 하고 나서, “시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국민을 옥죄면 그것은 매우 몰상식한 일이고, 법을 자의적으로 집행하는 것이다” 항의했습니다. 경찰은 그제야 전단지처럼 접혀있던 시를 내어주었습니다. 이런 내용의 꿈이었습니다.

아침에 꿈을 깨어, 한참이나 멍했습니다. 문득, 작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가 떠올랐습니다. SNS를 통해 당시 정부와 언론이 발표한 구조 인력 및 장비 현황이 전부 거짓이라고 했습니다. 실제 인원 200명 미만 투입(정부 555명 허위 발표), 실제 헬기 2대 투입(정부 121대 허위 발표), 실제 군함 및 경비정 각 2척 투입(배 169척 허위 발표) 등이 그것입니다. 후에 이것은 명백한 사실로,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그 때 시골 어머니께 전화가 왔습니다. 아들의 SNS를 보시고 걱정이 돼 전화했노라 하셨습니다. 이유인즉슨 정부에서 유언비어나 허위사실을 유포하면 잡아간다고 하는데, 아들이 쥐도 새도 모르게 잡혀갈까봐 밤잠을 설쳤다고 하셨습니다. 어제 꿈이 이와 겹치며 참으로 씁쓸했습니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되어 저의 이런 꿈과 어머니의 사고방식이 나왔는지, 너무나 슬펐습니다.

우리나라는 수시 때때로 갈등과 반목, 이념, 정쟁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요즘은 일본 정부의 침략 야욕이 가속화되어 동북아 정세가 불안한 형국입니다. 필자는 이 뿌리가 청산되지 못한 지난 역사에 있다고 봅니다.

삼양사 창업주인 김연수 씨는 일제에 국방헌금을 내고, 조선총독부 중추원 참의를 지냈습니다. 또 두산그룹 창업주인 박승직 씨와 동아일보 설립자인 김성수 씨는 1938년 국민정신총동원조선연맹 발기인을 지냈습니다. 삼성 그룹의 홍라희(이건희 배우자) 씨, 부친인 홍진기 씨는 친일인명 사전에 등재된 일제치하 판사였습니다. 현대그룹 회장 현정은 씨의 할아버지 현준호 씨는 대표적 친일 부호 및 조선총독부 중추원 참의였고, 더구나 부친 현기봉 씨와 함께 총독부 공로자 명단에 수록되었을 정도입니다. 심지어 대한민국에서 구독자가 가장 많은 조선일보, 설립자인 방응모 씨는 국민정신총동원조선연맹의 발기인 및 일제에 기관총 헌납을 하였습니다. /news/photo/first/201505/img_164920_1.jpg"천황폐하께 조선 출신 범인(犯人) 이봉창이 폭탄 던졌으나 무사히 환궁하시었다/news/photo/first/201505/img_164920_1.jpg", /news/photo/first/201505/img_164920_1.jpg"한일합방은 조선의 행복과 동양의 평화 위해 체결한 조약/news/photo/first/201505/img_164920_1.jpg", 또 한국전쟁 때는 /news/photo/first/201505/img_164920_1.jpg"우리 민족의 경애하는 수령인 김일성 장군 만세/news/photo/first/201505/img_164920_1.jpg" 등의 기사를 내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조선일보는 직계 후손이 대표로 있습니다. 이런 행적을 걸어온 방응모 씨의 손녀가 바로 현재 새누리당 김무성 국회의원 어머니입니다. 김무성 의원 아버지는 2차 대전 당시 /news/photo/first/201505/img_164920_1.jpg'황군(일본군)에게 위문편지 보내기/news/photo/first/201505/img_164920_1.jpg' 운동에 앞장섰고, 일제강점 때 경북도회 의원(3선 지냄), 대동아전쟁을 옹호하고 조선인의 전쟁참여를 독려한 조선임전보국단 상임이사를 지냈습니다.{1941년12월9일자, 매일신보}. 이승만 대통령은 미군정 보호 하에, 일제 때 순사 및 군인을 대한민국 고위 관리로 재취업시켜 친일 청산을 막았습니다. 이후 군사독재정권은 권력유지를 위해 친일은 덮고, 반공 이념을 국시(國是)로 정했습니다. 백선엽 장군은 1941년 일본 만주군 소위로 임관해 1945년 8월까지 만주군 헌병 중위였고, 박정희 대통령은 만주군관학교 및 일본 헌병 중위 출신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살아있는 전두환 대통령은, 1980년 광주에서 민간인 수백 명을 사살한 장본인입니다. 또 2005년 12월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환수에 관한 특별법안’에 당시 결석이 123명이었는데, 결석 중 120명이 한나라(현,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었습니다. 최근 일본 아베신조(安倍晋三)) 내각이 자위권 확대에 총력을 쏟고 있어, 동북아 정세는 어둡습니다. 그 이름이 비슷한 조선총독부 아베노부유키(阿部信行) 총독, 그는 패망 후 미군 호위 아래 당당하게 출국 길에 오르며 저주를 퍼부었습니다. 이때 남긴 일명 ‘아베 노부유키의 예언’과 단채 신채호 선생의 말씀으로, 케케묵은 제 이야기를 갈음하겠습니다.

아베 노부유키 “우리는 패했지만 조선은 승리한 것이 아니다. 장담컨대, 조선 백성이 제 정신을 차리고 찬란하고 위대했던 옛 조선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100년이라는 세월이 훨씬 더 걸릴 것이다. 우리 일본은 조선 백성에게 총과 대포보다 무서운 식민지교육을 심어 놓았다. 결국 조선 백성은 서로 이간질하며 식민 교육의 노예로 전락할 것이다. 그리고 나 아베는 다시 돌아온다.”

단재 신채호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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