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있는 결과로 ‘관광’ 꼬리표 뗀다
내실있는 결과로 ‘관광’ 꼬리표 뗀다
  • 정민지
  • 승인 2015.07.0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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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중심 외유성 여행

실용적 연수로 변화 조짐

짜깁기 일관하던 보고서

실용적 쟁책자료 ‘탈바꿈’

<1> 공무국외여행
제7대 시군구 기초의회가 개원한지 1년을 맞았지만, 이들의 활동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원 > 시의원 > 기초의원’의 암묵적 위계와 중요도 차이만큼 시민들의 관심 역시 기초의회를 외면한데다 기초의원들 중 보편적 공감을 이끌어낼 만한 활동을 한 경우도 극히 드물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기초의회는 때로 ‘평가절하’되기도, 때로는 ‘무용론’의 냉랭한 시선에 시달리기도 하지만 풀뿔리 민주주의의 기본이란 인식에는 변함이 없다. 지방자치의 세포와 같은 기초의회의 공식 활동 중 시민의 입장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일들을 재조명 한다. 이번 기획은 누구나 접근 가능한 각 의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비판보다는 모범사례 중심으로 전개한다. 편집자주


기초의회의 활동 중 단골 비판거리는 ‘해외연수’다. ‘연수’라는 표현을 썼지만, 엄밀히 말하면 ‘공무국외여행’ 규칙에 따른 ‘여행’이다.

비판의 요지는 외유성 관광에 해외연수라는 허울을 씌워 주민의 세금으로 다녀오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

특히 여행사에 의존한 일정, 단순 견학과 관광지 중심의 부실한 내용, 인터넷 등에서 짜깁기한 연수보고서 등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최근 이왕 갔다오는 바에 사전 교육과 의원 참여, 현지 기관 섭외와 공식 방문 등 내실을 기하는 의원들이 늘고 있다.

결과물인 국외여행보고서 역시 단순 여행감상문에서 연수의 목적에 부합하는 ‘보고서’로 진일보했다.

대구지역 6개 구의회 홈페이지에서 눈에 띄는 국외여행보고서는 일본 아키타을 방문한 수성구의회와 스위스·프랑스를 방문한 서구의회, 일본 도시재생사업과 원전사고 현장을 방문한 북구의회 등이었다.

공무국외여행보고서 작성요령에 따르면 20쪽 이상의 논문형식을 권하고 있지만, 대부분 보고서는 10쪽 가량이 인터넷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방문국과 도시 현황 및 소개로 채워지는 관행이 여전했다. 모 기초의회 보고서의 경우 ‘~함’ ‘~이다’ ‘~입니다’ 등 한 문단 내에서 종결어미를 다르게 쓰거나, 지난해 연수보고서의 연수목적을 그대로 ‘붙여넣기’한 경우도 있었다. 수집자료와 참고문헌을 명시해야 함에도 대부분 보고서가 이를 소홀히 했다.

수성구와 서구, 북구의회의 보고서는 △연수 전 방문 목적과 국가, 기관에 대한 사전 교육 실시 △연수 일정 작성에 의원 참여 △사무국 직원이 아닌 의원들의 보고서 작성 △의원 개개인 구체적 소감 수록 등이 공통적으로 돋보였다.

수성구의회의 경우 민간·의회·구청이 함께 복지실무를 비교시찰해 연수의 의미를 살렸을 뿐 아니라 불필요한 관광정보를 배제, 꼼꼼한 기록과 사진자료, 간담회 요약본, 다음 공무여행자를 위한 조언 등을 담아 관련 분야 종사자와 관심있는 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실용적 보고서였다.

올해부터 격년제 해외연수를 실시하는 서구의회는 집행부와 대사관 등의 협력으로 스위스 취리히 시의회 방문 시 의장단 면담을 진행해, 그동안 사전 섭외에 실패해 공공기관 청사 앞에서 기념사진 촬영에 머물렀던 ‘기관 방문’에 대해 타 기초의회에서 사전 섭외 과정을 참고할 수 있게 정리했다. 또 전체 73쪽 보고서 중 50쪽 가량에 걸쳐 연수를 다녀온 11명 의원 전원이 소감을 작성한 점도 차별화됐다.

북구의회는 여행사에 의한 패키지형 해외연수에서 벗어나고자 의원들이 한달 동안 여행 자료를 취합해 토론을 통해 일정을 잡아, ‘도시재생과 신재생에너지정책’이라는 연수목적에 충실한 기획이 돋보였다. ‘신재생에너지’라는 거시적 주제를 지역에 접목하는 방법을 고민한 흔적도 있어, 지역 정책 제안 자료로 활용할 만 했다.

권상범 주민과 선거 사무처장은 “해외연수를 위해 의원 개개인이 미리 공부하는 것은 물론 연수 심의 시 제출한 계획서와 실제 연수와의 차이점을 소상히 알려줘야 한다”며 “사전 심의만 통과하면 결과는 책임지지 않는 연수 관행은 개선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민지기자 jm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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