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에 오른 생선구이와 미역국
숟가락을 들다 문득
오십 년 전 어머니를 뵈다
정갈하게 닦인 까만 개다리소반
그 밑에 잘 간추려 물 축인 볏짚 깔고
김 오르는 이밥 미역국 조기 한 마리
우리 집 가난으로는
당최 엄두가 안 나는 생일상 앞에
단정히 꿇어앉아 손바닥 부비며
무슨 말인지 가만가만 뇌시던
해마다 그리 하시던 어머니
▷▶김상출 1955년 출생. 2011년 ‘영주작가’ 신인상 등단. 경북 봉화에서 국어교사로 근무 중.
<해설> 오십년 전 어머니가 차려준 생일상은 보릿고개에서 자식을 지키려는 어머니의 최고수단이었을 것이다. ‘물 축인 볏짚 깔고 김 오르는 이밥 미역국 조기 한 마리’는 사잣밥일테니까 말이다. 자식에게만은 일편단심인 어머니와의 추억들로 목이 메었을 시인의 생일상이 인상 깊다. 그것이 어머니다. 어머니의 가족사랑이다.
-정광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