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문화회관 기획展 ‘헬로우! 컨템포러리 아트’...'꽃밭을 노닐다 추억을 꺼내다 희망을 품는다'
봉산문화회관 기획展 ‘헬로우! 컨템포러리 아트’...'꽃밭을 노닐다 추억을 꺼내다 희망을 품는다'
  • 황인옥
  • 승인 2015.07.2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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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김성수 ‘꽃밭에 놀다’

꽃 13종·벌·나비·사람 등

현시대에 던지는 평화 메시지

꽃과 꼭두 인형으로 꽃밭을 펼쳐놓은 김성수의 ‘꽃밭에 놀다’전이 봉산문화회관 3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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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작 ‘꽃밭에 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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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김성수는 병약했다. 육체는 자유롭지 못했고, 내면은 열등감으로 채워져 갔다. 그러던 11살의 어느 날 외할머니의 장례식에서 운명처럼 꽃상여와 꼭두 인형을 만난다. 순간 어린 김성수의 내면에 드리웠던 견고하던 어두운 그림자가 거짓말처럼 걷히며, 꿈결 같은 황홀한 세상이 펼쳐졌다. 그에게 꽃상여와 꼭두 인형은 자신의 병약한 현실세계를 초월한 꿈과 이상의 세계처럼 강렬하게 다가왔던 것. 조각가 김성수가 평생 꽃과 꼭두 인형을 동화적이면서도 위트 넘치는 조각으로 재현하게 된 사연이다. “제게 꽃과 꼭두 인형은 꿈과 희망의 상징물이지요.”

꽃과 꼭두 인형으로 꽃밭을 펼쳐놓은 김성수의 ‘꽃밭에 놀다’전이 봉산문화회관 3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대중과의 소통 강화를 취지로 봉산문화회관이 기획한 ‘2015 헬로우! 컨템포러리 아트’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야외광장에서 만나는 홍순환과의 연계전으로 만나고 있다.

김성수는 이번 전시를 기념비적이라고 했다. 그동안의 전시가 작품과 관람자의 거리를 엄격하게 유지했다면, 이번 전시는 둘 간의 거리를 허물며 관람자를 작품 깊숙이 끌어들인 것. 그가 관람자와의 내밀한 소통을 시작한 것이다.

“이번 전시는 나 혼자만의 작업이라는 오래된 관성을 깨고, 사람들을 끌어 들이는 소통에 관심을 두고 형식을 달리했어요. 사람들을 꽃밭에 머물게 하고, 그들이 꽃밭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며, 작품을 통해 나와 대화하는 것이지요. 이 꽃밭은 잃어버렸던 꿈과 희망을 다시금 가슴에 품게 하는 그런 힐링의 공간입니다.”

‘소통’에서 기념비적이라는 이번 전시작은 이렇다. 전시장 중앙에는 나무로 단을 만들고 그 위에 가로, 세로 높이 3.6m 크기의 실내 꽃밭을 펼쳐놓았다. 모란, 맨드라미, 백합, 엉겅퀴 등의 13그루의 대형 꽃대와 새, 벌, 나비, 동물, 사람이 꽃밭에서 노닐고 있다.

특히 로켓처럼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사람, 꽃 위에 앉아 있는 사람, 화단 아래에 서 있는 사람 등 꼭두 인형의 현대적 표현인 사람들의 표정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꼭두 인형들은 11살 크기의 어른이에요. 저를 비롯한 소시민들이기도 하지요. 비록 우리가 욕망을 버리지 못하는 나약한 인간이지만, 잠시 동안이라도 제가 만든 꽃밭에서 머물며 무한경쟁의 삭막한 현실에서 벗어나 로켓을 타고 하늘을 날기를 바랐어요. 그 안에서 못하단 꿈을 이루며 행복하기를 바랐죠.”

작가는 꽃밭에서 구현한 자신의 세상을 “도가(道家)적”이라고 했다. 자연과 인간이 하나로 동화되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상태. 현실세계의 살벌한 경쟁도, 생로병사의 고통도 존재하지 않는 장자에 나올 법한 상상의 세계다. 이는 그가 꿈꾸는 이상향이기도 하다.

“경북 성주군 선남면 도흥리에 제 작업실 목유정이 있는데, 저는 그곳에서 사계절의 변화를 오롯이 느끼며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모란이 피면 모란을 만들고, 맨드라미가 피면 맨드라미를 만들지요. 내 삶 자체가 욕망를 버리고 나무와 노는 유유자적한 삶입니다. 이 꽃밭은 나의 세계이자 내가 꿈꾸는 세상이기도 하지요.”

한편 이번 전시는 전시와 관련한 워크숍도 매일 오후 1시30분에 열린다. 참가비는 1인 1회(재료비 포함) 1만원. (053)661-3500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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