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예술가’ 야마모토 슈지, 자연과 인간을 잇다
‘치유의 예술가’ 야마모토 슈지, 자연과 인간을 잇다
  • 황인옥
  • 승인 2015.11.2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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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페이스 129서 개인전…자연과 깊숙한 교감, 예술로 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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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작가 야마모토 슈지가 자신의 작품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시장 벽면에는 물속에 비친 숲 풍경이 물결에 일렁이거나 바람에 흔들리는 평면 그림들이 걸려있다. 바닥에는 둥그런 형상 위에 돌들이 조형적으로 구성된 조각 작품이 진열되어 있다. 평면과 조각이라는 표현하는 형식은 각기 다르지만 둘 모두를 관통하는 주제는 자연이다. 관람객은 작가의 내면에서 재해석된 다양한 자연 풍경을 접하며 편안함으로 이끌린다. 대구 중구 봉산문화거리 스페이스 129에서 최근 전시를 끝낸 일본작가 야마모토 슈지의 그림이다.

야마모토 슈지의 평면 작업은 제작 방식에서 독특하다. 단계적으로 완성되는 것. 첫 번째 단계는 숲으로 들어가 작가의 내면을 건드리는 풍경을 사진에 담는다. 이후 사진을 인화해 그 위에 다시 색을 입힌다.

평면과 조각 두 작품 모두 지극히 자연스럽다. 자연의 자연스러움과 쌍둥이처럼 닮아있다. 작가는 이 자연스러움을 ‘에너지와 치유’와 연결지었다. “숲이나 물에 빛이나 바람이 통과하면서 생기는 일렁임에서 기운을 느낍니다. 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그 자연에서 언제나 치유 받는 느낌을 받습니다. 제가 담으려는 것들도 그런 것들입니다.”

작가가 자연을 예술로 끌어들인 시기는 15년 전이다. 이전 작업은 자를 이용한 인위적이고 기계적인 선과 점 작업들이었다. 수많은 선과 점들의 겹침으로 당시 일본 미술계를 점령한 미니멀한 사조를 표현했다.

작가는 15년 전 인위적인 작업과 현재의 자연을 모티브로 한 작업이 결과론적으로 서로 인과관계라고 소개했다. 그는 “선과 면의 겹침이 반복되면서 곡선화 된 형상들이 나타나는데 그것이 마치 자연의 본질적인 형상 같았다”며 “그것을 보며 자연의 형태를 깊이 깨닫게 됐고, 이후 자연을 직접적으로 작품에 들여놓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인위에서 자연, 본질에서 실제로 방향을 선회한 그다. 자연이 전하는 치유의 가치를 오롯이 담아내는데는 선결조건이 있을 법했다. 그는 ‘깊숙한 교감’을 이야기했다. “자연은 법칙에 따라 움직입니다. 그 움직임에서 충분한 교감을 느낍니다. 그리고는 그것을 사진으로 담습니다. 신기하게도 사진으로 담을 당시의 교감된 기운을 인화지 위에서 페인팅을 하면 그대로 살아납니다.”

1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그가 붙잡고 있는 자연. 철학적인 화두로도, 예술적인 모티브로도 쉽지 않은 주제다. 문득 15년 동안 그가 바라본 자연이 궁금했다. 그는 “자연이 가장 위대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자연은 우리를 치유하는 힐링적 요소도 있고, 인간의 힘을 넘어서는 거대함도 있다”며 “자연이 가진 속성 그 자체를 바라보며 그 속에서 깨달음을 얻으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그는 “자연 바라보기는 계속 될 것”이라고 귀뜸했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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