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처럼…특수 렌즈 끼면 상대방 패 ‘훤히’
영화처럼…특수 렌즈 끼면 상대방 패 ‘훤히’
  • 김정석
  • 승인 2015.11.2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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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판서 1억여원 가로채
20대 중반부터 경산지역 폭력조직에 몸담고 살아온 P(45)씨는 지난해 9월 영화에서나 보던 도구를 손에 넣었다. 카드 뒷면만 보고도 카드 문양을 식별해 내는 특수 카드(일명 ‘목카드’)였다. 일반 트럼프 카드와 다를 바 없지만 렌즈를 끼고 보면 무슨 패인지 훤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P씨는 곧장 자신의 수하들 중에서 뛰어난 손기술을 가진 ‘기술자’ 1명과 바람잡이 3명을 불러 작업에 돌입했다. 작전은 물론 상대 패를 다 알고 있는 상황에서 바람잡이가 돈을 잃어주는 척하다 결정적인 순간 거액을 챙기는 전형적인 사기 도박 방식이었다.

사기도박단을 꾸린 P씨는 도박판에 물주로 A(49)씨 등 4명을 끌어들여 지난해 9월부터 지난 8월 16일까지 1년여간 1억1천만원가량을 뜯어냈다. 30차례에 걸쳐 돈을 잃기만 하던 피해자들은 슬슬 수상한 낌새를 채기 시작했지만 도리어 P씨는 “불법 도박에 참여한 사실을 경찰에 알리겠다”면서 1억원을 내놓으라고 협박했다. 게다가 P씨는 부하들도 폭행하거나 감금, 공갈협박을 일삼으며 사기도박판의 ‘배우’들이 긴장감을 잃지 않게 다잡아주는 꼼꼼함도 잃지 않았다.

하지만 P씨 일당의 사기 도박 행각은 1년 내내 돈을 잃기만 하는 상황을 참지 못한 한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들통났다. 대구 강북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P씨를 구속하고 J(49)씨 등 나머지 일당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도박에 사용한 카드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해 이 카드가 목카드라는 것을 밝혀냈다.

김정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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