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정보 제대로 알리기
올바른 정보 제대로 알리기
  • 승인 2015.11.2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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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봉조 수필가
국화향기 상큼한 이 가을에, 뜻하지 않은 생일 축하 인사를 여러 번 받았다. 살아가면서, 축하의 인사를 주고받을 일이 있다는 것은 즐겁고 신명나는 일이다.

하지만, 축하 인사가 어색해질 때가 있으니 문제다. 부풀려지거나 잘못된 정보로 축하 인사를 나누게 될 때, 그런 때 더욱 난감하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은, 누구나 쉽게 정보에 접근하고 활용하기에 편리한 장점이 많다. 그러나 때로는 불필요한 정보까지 쏟아지다보니, 전하지 않는 것보다 못한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휴대폰 또는 소셜 네트워크(SNS), 전자우편 등으로 날아드는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알림메시지가 그렇다.

이들 정보는 꼭 필요한 내용보다 그렇지 못한 내용이 태반이다.

금융이나 보험, 신용카드, 여행사, 통신기기 또는 가전제품, 백화점, 등산용품 매장이나 화장품 판매업소, 헬스장에서 중소형 마트 등 생활과 관련된 전반적인 분야에서 상품 안내와 할인 이벤트에 이르기까지 고객의 의사와 무관한 정보가 넘쳐나는 것이다.

소셜 네트워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친구의 생일 정보 말이다. 이왕 알게 된 사실에, 축하 문자나 전화를 할 때가 있다.

그런데 곧바로 웃음소리가 되돌아온다면 그 기분이 어떨까. 음력생일을 양력으로 환산하지 않고, 날짜 그대로 전해지는 일이 많은 까닭이다.

축하를 받는 당사자도 입장이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사실은 그것이 아니라고 일일이 답변을 하기도 구차하고, 답을 하지 않으면 무심하다는 반응이 돌아올 수 있다.

그래서 혹자는 축하 인사를 받기 전에 서둘러 그런 내용을 공지하기도 하는데, 그 또한 우스운 일이 아닌가.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친구에게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었다.

잘못된 정보가 오히려 불편을 초래하니, 개선이 필요하다고. 친구는, 회원관리 차원에서 가급적 더 많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니 어쩔 수 없지 않느냐며 콧소리로 응수했다.

이참에 그런 정보를 알려주는 업체들에게 제안을 해야겠다.

진정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제대로 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고.

애당초 음력과 양력을 구분하지 않았다면 몰라도, 그것이 아니라면 조금 번거롭더라도 음력으로 표시된 생일을 양력으로 환산한 올바른 정보가 서로에게 기분 좋은 일이라고.

음력을 양력으로 바꾸는 작업은 연초에 한 번으로 족하다. 하지만 대상이 너무 많아 어려움이 있다는 성의 없는 대답이 돌아온다면, 수고하지 않은 이득은 없다고 말을 할 수밖에.

정보화 세상에 살다보니, 회원가입 등 절차를 통해 알게 모르게 자신에 대한 정보를 스스로 노출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일정 정보를 입력하지 않으면, 가입 자체가 어렵거나 불편함이 따르기도 한다.

어떤 경우, 정보 제공을 꺼려 여러모로 편리한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을 때도 있다.

신용카드를 비롯하여 회원제도나 마일리지 카드 등 생활 주변의 많은 것들이 불필요한 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과감히 개선해야 할 일이다.

마음 한구석이 텅 빈 것처럼 허전하거나 자투리시간이 생겼을 때, 옛 추억이 서리서리 담긴 일기장이나 편지 혹은 손때 묻은 앨범을 뒤적일 때가 있다.

잔잔한 미소와 되새김질할 기록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컴퓨터가 널리 보급되기 전에는 생일이나 결혼, 입학과 졸업 등 각종 기념일과 전화번호를 일일이 기억하거나 그것을 잊지 않기 위해 달력이나 수첩에 빼곡하게 표시를 하여 기념일을 챙기는 푸근한 정이 있었다.

정보화가 발달할수록 성격이 조급해지고 기록하는 일이 줄어드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기다림의 미덕이나 감성어린 기억의 회로도 무디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정보를 컴퓨터나 휴대전화에 문자와 기호로 입력하고 저장을 누르기만하면 그뿐, 따로 기억을 해야 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종이에 꼭꼭 눌러 적은 편지나 엽서를 주고받던 낭만은 이제 흘러간 옛일인가.

부디, 빠르고 많은 정보보다는 올바른 정보를 제대로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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